"(제대로) 안 맞은 타구 넘어가는 게 문제였다".
한화 김응룡 감독이 대전구장 펜스를 확장한 이유는 결국 투수력 강화 의미가 크다. 대전구장은 기존 좌우 97m, 중앙 114m 미니 구장에서 이제는 좌우 100m, 중앙 122m 중형급 구장으로 변모했다. 펜스 높이도 기존 2.8m에서 좌우 3.2m 중앙 4.5m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 대전구장의 특징인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자주 보기 어려워졌다.
김응룡 감독은 "아무래도 홈런에 영향 있을 것이다. (제대로) 안 맞은 타구가 넘어 가는 게 문제였다"며 "우리팀의 평균자책점이 3점대로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구장 확장의 노림수가 투수력 강화에 있음을 밝혔다. 김성한 수석코치도 "치는 것에는 한계가 있지만, 투수력이 약하면 더 많이 맞게 된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단장된 대전구장은 첫 날부터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입증했다. 3회초 1사 1루에서 두산 최준석의 타구가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최준석은 한화 투수 대나 이브랜드 상대로 중견수 방면으로 깊숙한 타구를 날렸다. 한화 중견수 정현석이 펜스 뒤로 향하며 역동작으로 글러브를 내밀었으나 타구는 쭉쭉 뻗어나가 키를 넘어갔다.
결국 2루타. 종전 크기였다면 라이너성 홈런이 되거나 최소 펜스 상단을 맞히는 타구였다. 대전구장 특유의 비거리 115m 짧은 중월 홈런이 될 수 있었지만 확장된 대전구장은 더 이상 이 같은 홈런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브랜드는 2루타를 맞았지만 3회를 실점 없이 넘어갔다. 한화로서는 구장 확장 효과를 본 셈이다.
지난해 기록을 보면 왜 김응룡 감독이 펜스 확장을 지시했는지 짐작 가능하다. 한화는 지난해 대전구장에서 56경기를 치렀는데 홈런은 35개, 피홈런은 52개였다. 단순 수치로는 -17개의 손해를 본 것이다. 어차피 상대와 같은 조건이었지만 한화 투수들을 상대로 한 타자들의 방망이가 더 매서웠다. 지난해 한화는 대전구장에서 23승32패1무 승률 4할1푼8리에 그쳤다.
특히 대전구장표 중월 홈런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한화는 35개 홈런 중에서 중월 홈런이 6개밖에 되지 않았다. 그 중에는 김태균의 어느 구장에서든 넘어가는 125m 대형 홈런도 하나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중월 홈런을 10개나 맞았다. 125m 대형 홈런은 없었고, 115m 홈런이 3개, 120m 홈런이 7개였다. 여러모로 한화 타자들보다는 투수들이 '미니' 대전구장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었다.
게다가 류현진·박찬호·양훈 등 주축 투수들이 빠져나가 한화의 투수력이 많이 약해진 상황인 만큼 구장 확장의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내·외야로 이어지는 중계 플레이 등 수비 시스템 강화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김 감독은 "작은 구장에서만 하다 큰 구장에 가면 수비 실수가 많이 나왔다. 작은 구장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는데 스프링캠프 때부터 세심한 수비훈련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확장된 대전구장 효과. 김응룡 감독의 노림수가 어떻게 작용할지 한 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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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