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실력이 없으면 패기라도 보여야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20 12: 30

"겁먹으면 안 돼". 
한화 김응룡(72) 감독은 지난 19일 대전 두산전 시범경기가 아쉬운 표정이었다. 이날 한화는 9회말 2사 이후 김태완-최진행의 연속 볼넷과 추승우의 중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으나 승부를 뒤집지 못한 채 2-2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안타 7개와 볼넷 8개를 기록했지만 잔루는 무려 13개. 김 감독은 "타선이 살아나려면 멀었다"고 아쉬워했다. 
20일 두산과 대전 홈경기를 앞둔 김응룡 감독은 실력을 떠나 패기를 강조헀다. "실력이 없으면 패기라도 보여줘야 한다. 도망가는 가는 건 안 된다. 그건 바보 같은 짓"이라는 게 김 감독의 말이었다. 김 감독의 어조에는 답답함이 묻어났다. 

김 감독이 마음에 들지 않은 건 7회말 2사 만루였다. 추승우가 두산 투수 변진수에게 3구 루킹 삼진을 당하며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추승우는 9회말 귀중한 동점 적시타를 때렸지만 김 감독은 "그거 아니었으면 2군에 보내려 했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 감독은 "몸쪽 공을 무서워하면 안 된다. 몸쪽 공에 다리가 들리면 되는가. 하체 중심이 흔들려서 제대로 때릴 수 없다"고 지적하며 "여기에 그런 선수들이 많다. 공을 쳐야 하는데 몸과 다리가 뒤로 빠지면 어떻게 하나"고 꼬집었다. 
몸에 맞는 볼이 갖는 의미도 설명했다. 김 감독은 "몸에 맞는 볼이 많은 선수들을 보면 다 잘 치는 타자들이다. 끝까지 버티고 있다가 치는 타자들이기 때문에 볼을 끝까지 본다"며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150km 넘는 공을 맞아도 아파하지 않고 나간다. 무서워하거나 겁먹으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력이 부족하다면 몸에 맞아서라도 패기를 보여달라는 의미. 단순히 맞으라는 게 아니라 볼을 끝까지 보고 정확히 받쳐놓고 쳐라는 뜻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직접 말은 못 하겠고…"라며 "그러면 나 보고 대신 맞아라고 할 것 아닌가"라는 농담으로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침체에 빠진 한화 선수들이 노감독의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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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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