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시범경기였지만 의미가 큰 승리였다. 평소 자신의 주문을 선수들은 충실히 따랐다. 그 결과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으면 이길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재확인했다. 이야기를 하는 염경엽 넥센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넥센은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범경기에서 9회 이성열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에 힘입어 9-8로 역전승했다. 9회 공격이 들어가기 전 6-8로 뒤지고 있던 넥센은 박병호의 대타 투런 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이후에도 SK 마운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결국 짜릿한 역전승을 이뤄낼 수 있었다.
사실 시범경기라 역전에 대한 의지는 크지 않을 수도 있었다. 어디까지나 선수들이 자신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넥센은 달랐고 결과도 다르게 나타났다. 염 감독도 이런 선수들의 정신 상태를 칭찬했다. 염 감독은 20일 목동 SK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1년에 1~2번 정도 나오는 경기를 어제 한 것이다. 시범경기지만 지는 것보다는 당연히 이기는 게 좋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염 감독이 결과보다 다른 부분에 더 주목했다. “끝까지 하라”라는 자신의 주문을 선수들이 충실히 따른 것에 대해 만족해했다. 염 감독은 “선수들에게 항상 포기하지 마라,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한다. 그것이 프로선수의 자세이기도 하다”면서 “우리는 3번부터 7번까지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2사 후에도 3~4점을 뽑아낼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넥센은 9회 무사 1루에서 박병호의 ‘큰 것’ 한 방으로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염 감독의 말이 현실이 된 순간이기도 했다. 선수들이 깨닫는 것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깨달음은 시즌 중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염 감독은 “캠프 기간 중 연습했던 것을 해보면서 선수들도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라면서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단계를 잘 밟아가는 중이다.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선수들을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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