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 러시아 국가 차원 움직임...영역 세계로 확대하나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3.03.20 15: 37

'러시아 국가무술' 삼보(SAMBO)의 국내·외 영토가 확장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맨손 호신술'이라는 의미의 삼보는 레슬링, 유도, 씨름, 권투 등의 장점을 고루 갖춘 호신술로서 한국의 태권도, 일본의 가라데, 브라질의 주짓수와 같이 러시아의 '국기(國技)'이다. 60억분의 1의 사나이로 잘 알려진 효도르가 삼보선수 출신이고, 푸틴 러시아대통령도 삼보선수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러시아는 푸틴대통령의 정치적 안정을 기반으로 동계올림픽, 월드컵 등 각종 국제스포츠대회들을 적극 유치하고 있는 데서 나아가 자국의 전통무술인 삼보를 올림픽 정식종목에 신규 진입시키기 위해 국제삼보연맹(FIAS)을 통해 체계적이고도 꾸준한 준비를 해오고 있다.

삼보는 오는 7월 러시아 카잔에서 치러지는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시범종목으로 채택돼 있다. 앞으로 2016년 올림픽 시범종목을 거쳐 올림픽 정식종목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국가차원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FIAS의 명예총재이기도 한 푸틴대통령은 지난 14일 러시아삼보학교를 찾아 FIAS 고위임원진과 간담회를 가졌다. 삼보의 발전 방향 뿐만 아니라 올림픽종목 진입 필요성과 계획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한 것이다. 대통령의 주요 국정현안 중 하나임이 읽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자리에는 FIAS 쉐스타코프 회장을 비롯하여 세르게이 엘리셰예프 러시아연맹 겸 유럽연맹 회장, 삼보 강국들의 회장단이 동석했고, 삼보 최고권위자로 인정받는 아슬라하노프 전 상원의원과 FIAS 홍보대사인 효도르도 참석했다.
전 세계 84개국에 보급되어 있는 삼보는 이미 여러 개의 세계대회 뿐만 아니라 각 대륙 연맹을 통해 대륙별 선수권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년 초에는 FIAS가 직접 나서 아시아삼보연맹을 창설하고 한국을 통한 아시아권 영역 넓히기에도 본격 시동을 걸었다.
FIAS는 대한삼보연맹 문종금 회장을 아시아삼보연맹 부회장에 임명했다. 동시에 그동안 우즈베키스탄에서 개최해오던 '아시아삼보선수권대회(5/31~6/3)'를 한국(용인대학교 체육관)에서 개최하도록 했다. 또 내년 '2014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의 한국개최를 승인, 한국에도 삼보가 본격 확산될 수 있는 길을 터줬다.
자신의 이름을 딴 '아슬라하노프배 세계선수권대회'도 창설되어 있을 정도로 삼보 권위자이자 기술 보유자인 아슬라하노프 전 상원의원은 대한삼보연맹의 명예총재직을 수락, 문종금 회장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문 회장은 "삼보의 위상 강화와 함께 삼보의 한국 내 저변 확대를 위해 10여 년간 묵묵히 노력해 온 대한삼보연맹의 성과에 대해 대한체육회 뿐만 아니라 FIAS도 인정을 하고 있다. 삼보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역할들을 주문하는 만큼 보람과 함께 책임감이 크다"며 "조만간 국제경기 주요종목으로의 승격이 예상되는 삼보에 대해 한국도 스포츠 강국답게 지도자와 선수층을 시급히 확대하고 경기력을 세계수준으로 향상시킬 필요성이 큰 만큼 정부기관과 기업들에서도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달라"고 말했다.
사회주의국가 특성 상 러시아 및 주변국에서 삼보의 힘은 스포츠에만 그치지 않는다. FIAS 명예총재인 푸틴대통령을 시작으로, 푸틴의 운동친구이자 FIAS 회장인 쉐스타코프는 현 상원의원이며, 전 상원의원이었던 아슬라하노프는 현재 러시아의 전체 사법기관연합회인 'ARPOiS' 회장을 맡아 정·관계에 막힘 없는 연줄을 갖고 있다. 여기에 CIS국가들을 비롯한 각국 회장단들도 대부분 정·관계·재계의 거물들이 맡고 있어 삼보 인맥은 다방면에서 막강파워를 갖고 있음을 자타가 인정한다.
문 회장은 "삼보는 보이지 않게 삼보 이상의 힘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일본은 푸틴배 국내삼보대회까지 창설했을 정도"라며 "현재 한국도 푸틴배 국내대회를 협의 중이다. 러시아와 한국은 역사적으로 오랜 교류를 해온 나라인 만큼 삼보는 양국간 스포츠활동에서 나아가 다양한 부문에서 더 많은 가교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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