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SK 감독은 팀 타선 최대의 고민인 4번 자리에 지난해 붙박이 3번이었던 최정(26) 카드를 꺼내들었다. 모험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는 고무적이다. 최정이 이틀 연속 홈런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SK는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넥센과의 시범경기에서 4회 터진 최정의 결승 홈런과 위기를 잘 넘긴 마운드의 노련함에 힘입어 7-1로 이겼다. 전날(19일) 9회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8-9 역전패를 당한 SK는 패배를 설욕하며 시범경기 5승4패를 기록했다.
4번 타자에 대한 질문에 최정은 말을 아꼈다. 부담이 되는 눈치였다. 익숙하지 않은 자리라는 점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만 보면 걱정은 기우다. 전날 시범경기 첫 홈런을 터뜨린 최정의 방망이는 이날도 날카롭게 돌아갔다. 상황은 3회 1점씩을 주고받아 1-1로 맞선 4회였다. 선두 타자로 나선 최정은 넥센 선발 강윤구의 바깥쪽 높은 직구(138㎞)를 놓치지 않고 밀어 때려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최정의 홈런으로 리드를 잡은 SK는 6회 상대 실책에 편승해 2점을 더 달아났다. 선두 이명기의 2루수 방면 내야안타와 조성우의 사구로 무사 1,2루의 기회를 잡은 SK는 후속 타자들의 방망이가 터지지 않으며 기회를 무산시키는 듯 했다. 그러나 박경완의 땅볼 때 넥센 유격수 신현철이 공을 뒤로 흘린 덕에 2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SK는 8회 김성현 최윤석의 안타로 얻은 1사 1,3루의 기회에서 상대 허를 찌르는 이중도루를 통해 발로 1점을 더 얻었다. 9회에는 무사 1루에서 한동민이 김영민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쐐기를 박았다. 전날 15안타를 터뜨렸던 SK 타선은 이날도 12안타(2홈런)를 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SK 선발 채병룡은 5이닝 동안 볼넷 5개를 내주며 고전했으나 1실점으로 막으며 시범경기 첫 승을 거뒀다. 채병룡과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놓고 경쟁하는 선수 중 하나인 문승원도 2이닝 동안 노히트 경기를 펼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넥센은 1-2로 뒤진 5회 무사 만루 승부처에서 박헌도 강정호 이성열이 모두 뜬공으로 물러나며 점수를 얻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선발 강윤구는 5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으나 패전투수가 됐다. 넥센은 시범경기 4승4패1무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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