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선발 로테이션 진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후보들이 너도 나도 호투하고 있어서다. 이만수 SK 감독의 표정이 점점 밝아지고 있는 가운데 선발 후보들인 채병룡(31)과 문승원(24)이 나란히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SK는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범경기에서 7-1로 이겼다. 전날 끝내기 패배를 설욕하는 승리였다. 12안타를 친 타선도 활발했지만 무엇보다 마운드가 든든함을 과시했다. 선발 채병룡과 뒤이어 나선 문승원의 호투가 빛났다.
현재 SK의 선발 로테이션 합류가 확정된 선수는 두 외국인 투수(레이예스, 세든)와 지난해 에이스 윤희상 정도다. 나머지는 아직 공란이다. 박희수의 부상으로 송은범의 마무리 전환이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채병룡 문승원 여건욱 신승현이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서 밀리는 선수는 불펜으로 이동한다. 매 경기가 시험대나 마찬가지다.

경쟁의식이 발휘된 것일까. 이날도 두 선수는 자신의 장점을 앞세워 코칭스태프에 강한 인상을 심었다. 선발 채병룡은 5이닝 동안 2피안타 5볼넷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몸이 잘 풀리지 않은 듯 특유의 제구가 무뎌졌지만 심장은 살아있었다. 많은 위기를 스스로 헤쳐 나가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5회 무사 만루에서 박헌도 강정호 이성열을 모두 얕은 뜬공으로 잡으며 무실점으로 버틴 것은 압권이었다.

채병룡이 노련함을 과시했다면 문승원은 패기가 빛났다. 채병룡에 이어 6회 마운드에 오른 문승원은 2이닝 동안 노히트 경기를 펼쳤다. 7회 최윤석의 송구 실책으로 장기영을 내보낸 것이 피출루의 전부였다. 빠른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넥센 타자들의 방망이를 잠재웠다. 전지훈련에서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두 선수가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자 경기운영에도 여유가 생겼다. 마운드 안정이 가져다주는 부수적인 효과가 있었다. 2-1로 앞선 6회 상대 실책으로 2점을 얻은 SK는 8회 최윤석 김성현의 더블 스틸로 1점을 더 뽑았고 9회 한동민의 2점 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팀으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경기 내용과 결과였다. 경쟁이 가져다주는 가장 이상적인 선순환의 고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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