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또 졌다. 시범경기 4연패 수렁이다.
한화는 2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시범경기에서 4-10 완패를 당했다. 지난 15일 목동 넥센전을 시작으로 16~17일 문학 SK전에 이어 이날 경기까지 어느덧 4연패. 19일 대전 두산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을 뿐 좀처럼 승리를 맛보지 못하고 있다.
투타에서 힘겨운 경기였다. 토종 에이스로 각광받고 있는 선발 김혁민이 3이닝 4피안타 3볼넷 2사구 6실점으로 흔들리며 경기 초반부터 분위기를 내줬다. 타격에서도 1~5회 매회 주자가 출루했지만 병살타가 2개나나오는 등 좀처럼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끌려다녔다.

하지만 전혀 희망이 없는 경기는 아니었다. 투타에서 젊은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여주자 희망을 밝혔다. 아직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이 실전 경기를 통해 가능성을 시험해보는 게 한화의 최우선 과제다.
열흘간 2군에 다녀온 2년차 내야수 하주석은 이날 1군에 올라오자마자 2번타자 유격수로 기용됐다. 김응룡 감독은 "2군에서 많이 좋아졌다길래 한 번 올려봤다"고 말했다. 비록 수비에서 실책을 하나 범했지만, 잡기 어려운 타구를 향해 다이빙하는 등 폭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활기를 불어넣었다.
타격에서도 3타수 1안타 2볼넷으로 한결 나아졌다. 5회 2사 후 김선우의 직구를 정확하게 밀어쳐 좌전 안타를 만들었고, 1회와 8회에는 볼넷도 골라냈다. 특히 8회에는 투스트라이크로 카운트가 몰렸지만 침착하게 볼을 골라낸 뒤 파울 커트를 하며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고졸 신인 포수 한승택도 돋보였다. 발 빠른 육상부를 자랑하는 두산 주자들의 도루를 두 번이나 저지했다. 2회 2사 1루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한 박세혁을 아웃시킨 한승택은 5회 1사 1루에서 정수빈의 2루 도루를 허락하지 않았다. 총알 같은 송구로 안정된 수비를 자랑했다. 박세혁과 정수빈 모두 2루에서 자연 태그 아웃 될 정도로 미트에서 볼을 빼는 속도와 송구의 정확성이 뛰어났다.
마운드에서는 4년차 중고신인 이태양이 존재감을 빛냈다. 4회부터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태양은 2이닝 1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두산 강타선을 막았다. 190cm 장신으로 140km대 초반 직구를 과감하게 몸쪽으로 꽂아넣는 승부근성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했다.
어느덧 시범경기 4연패를 당한 한화는 1승6패1무로 9개팀 중 최하위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씩 날개를 펴는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에 위안을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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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석-한승택-이태양(왼쪽부터). 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