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975만 대 판매, 2012년 글로벌 판매 1위, 토요타가 돌아왔다. 쓰나미와 미국 내 리콜 사태로 인한 신뢰도 추락, 엔고 현상 등으로 기세가 꺾였던 토요타가 일본의 회생과 함께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 같은 순풍을 이어 가고자 토요타는 이달 초, 자사 얼굴 ‘캠리’의 2013년 형을 출시했다.
요 몇 년간 곡선을 살려 출시되는 국내 제조사들의 모델에 익숙해져 있었는지 주차장에 서있는 ‘캠리’는 투박하면서도 구조적인 직선들이 눈에 띄었다. 직선의 대명사 람보르기니나 벤츠의 G클래스에 비하면 부드러운 측에 속할 것이 분명하지만 자주 비교되는 동급의 세단들에 비하면 ‘캠리’는 마치 갑옷을 두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캠리’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805x1820x1470로 타사 동급 주력 모델에 비하면 전체적으로 사이즈가 작다. 하지만 프론트와 리어의 범퍼로 길이는 짧지만 전혀 작지 않은 등판을 가지고 있다. ‘캠리’의 넓은 어깨는 골목길을 들어서면 더욱 부각된다. 주차장에서는 드러나지 않던 특징들이 도로 위에서 확연하게 나타났다.

대부분의 자동차들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캠리’는 거대한 범퍼가 존재감이 더 크다. 차체의 기본 골격보다 전면와 측면으로 튀어나온 범퍼는 가로선을 이용한 공기 흡입구와 안개등으로 인해 한층 더 공격적으로 느껴진다.
범퍼가 없었다면 차량이 볼품 없어 보일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거대한 턱처럼 보이기도 하는 형태가 거추장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심심한 보닛과 헤드라이터의 시선을 분산시켜주는 효과를 준다.

측면과 리어는 패밀리세단으로 베스트셀링카다운 무난하게 마무리 됐다. 측면의 필러 마감이 무난한 만큼 단조롭다는 느낌을 주며 리어는 테일라이트가 화려하니 엠블럼 양측의 디테일을 깔끔하게 마무리 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실내도 명성에 맞게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고, 디자인 측면이나 조작성에서 평균점수는 따고 들어간다. 치수적으로 작은 차체에 비해 좁다는 느낌도 전혀 없다. 오히려 그에 비해 넓다고 해야 할 정도다. 170cm의 성인이 앞 좌석과 뒷좌석에서 모두 불편함 없이 탑승 할 수 있다.
‘어코드’도 마찬가지였지만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에 우드 마감재를 쓴 것이 어떤 면에서는 고리타분해 보일 수도 있지만 플라스틱만 쓴 것 보다는 따뜻하고, 안락한 느낌을 준다. 기어레버가 약간 촌스러워 보이기도 하는 단점도 있다. 조수석 글로브 박스의 네모 낳고 작은 버튼도 이에 한 몫 한다.

이 외에는 모두 합격이나 송풍구 아래 위치한 내장형 디스플레이가 주행 중에는 운전자의 시야 확보에 불편함을 초래한다.
서울 주요 도심과 강변북로와 올림픽 대로를 이용해 양화대교와 구리를 왕복하는 동안 연비는 평균 8.7km/l를 기록했다. 새벽의 한산한 도심고속도로에서는 11km/l 근처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우락부락한 생김새와 달리 패들링은 엑셀과 브레이크 모두 가벼웠다. 가벼운 만큼 반응 속도는 둘 다 좋은 편이나 그렇다고 해서 예민하지는 않다.
또한 가속 시 엔진 소음이 생각보다 커, 거친 엔진 소리가 성내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이는 2000rpm 도달 순간 직전에 가장 크게 들린다. 그 이상을 넘어가면 급가속의 경우가 아니면 엔진소리가 대화나 음악을 듣는 데 방해요소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그 동안의 명성과 기록에 걸맞게 가속력과 제동력, 코너링 모두 안정적이었지만 유일하게 만족스럽지 못했던 부분이 정시상태 시 밀림이 다른 차종들보다 강하다는 것이다. 특히 약간의 경사만 져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차가 뒤나 앞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는 같은 구간서 타사 시승차 주행 시에는 없었던 현상이어서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다.
이 외에는 역시 ‘글로벌 패밀리카’답게 큰 어려움과 불편함 없이 드라이브와도 같은 시승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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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수기자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