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영화 평점깎기가 놀이? ‘파파로티’ 피해심각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03.20 17: 22

영화 ‘파파로티’(감독 윤종찬)를 비롯해 ‘신세계’, ‘사이코메트리’, ‘7번방의 선물’ 등 상영 영화 중인 한국 영화에 대한 네티즌들의 장난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지난 19일 오후부터 20일까지 포털사이트 네이버 ‘관람 후 평점’ 게시판에서 네티즌들의 ‘1점 주기’ 집단행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
한 영화 관계자는 “포털 사이트 영화 평점 게시판은 영화의 입소문을 반영하는 가장 대표적인 정보 공간이자 예비 관객들이 영화의 입소문을 가늠하고 관람 작품을 선택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점에서 이러한 의도적 평점 깎아 내리기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들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행위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감독과 배우를 비롯한 수많은 스태프들이 열정과 땀으로 만들어낸 작품이 관객들의 온전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특정 네티즌들의 행동으로 평가 절하되는 것은 각 작품에 대한 ‘테러’인 동시에 최근 상승세인 한국 영화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다”라고 한탄했다.
특정 사이트에서 시작된 네티즌들의 영화 평점 공격은 ‘의리’, ‘으리’ 등 특정 키워드를 활용해 여러 영화에 마구잡이식으로 1점을 남발하는 집단 행위로 이어지고 있다.
‘파파로티’ 평점 게시판의 경우, 19일 저녁부터 20일 새벽까지 올라온 네티즌들의 평점 500개 중 약 300여 개가 평점 1점으로 영화의 본질적 평가와는 전혀 무관한 내용의 글들로 순식간에 도배됐다.
이는 순수 영화 관람객의 평가보다도 두 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이 때문에 14일 개봉 시부터 지속적으로 9.2점~9.3점을 유지해오던 ‘파파로티’의 평점은 평균 1점 가까이 하락했다.
개봉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관객들의 호의적인 입소문에 힘입어 가파른 흥행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시점에서 일반 관객들의 관람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평점 공격으로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네티즌들의 집단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제주 4.3항쟁의 아픔을 다뤄 선댄스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영화 ‘지슬’ 역시 유사한 사례를 겪었고 ‘러브레터’ 등 많은 영화 팬들에게 명작으로 남아있는 과거 작품까지 네티즌들의 ‘1점 주기 놀이’에 피해를 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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