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강)민호가 우리 팀의 해결사이자 가장 믿을 수 있는 타자라고 생각한다,”
롯데 박흥식 타격코치가 강민호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였다. 박 코치는 20일 사직 LG전을 앞두고 팀 타격 침체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날(19일) 4번 타자로 나와 첫 시범경기를 치른 강민호가 올 시즌 팀 공격의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 예상했다.
그리고 박 코치의 예상은 정확히 적중했다. 이날 강민호는 1회말 결승 투런포를 쏘아 올렸고 롯데 타선도 총합 16안타를 폭발, 9-2로 대승을 거뒀다. 강민호의 홈런은 롯데의 시범경기 두 번째 홈런이 됐고 롯데 타선은 시범경기 기간 최다안타와 최다득점을 올렸다.

올 시즌 롯데에 붙은 가장 큰 물음표는 공격력이다. 2년 전 한국 최고의 타자 이대호가 일본으로 진출한 것에 이어 지난겨울에는 4번 타자 홍성흔과 리드오프 김주찬이 FA 이적으로 팀을 떠났다. 불과 몇 년 전 리그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던 팀이 중심타자들의 이탈로 공격력 문제와 마주하게 된 것이다.
물론 롯데에는 여전히 뛰어난 타자들이 많다. 리그 최고의 공격형 포수 강민호 외에도 지난 시즌 최다안타를 기록한 손아섭, 통산 2000안타를 넘어선 장성호, 팀배팅에 능한 조성환, 호타준족 재능을 지닌 전준우, 황재균 등이 올 시즌 팀 공격을 이끌 것이다. 이들 외에도 박종윤 김대우 박준서 정훈 등 아직 자신의 잠재력을 모두 보여주지 못한 이들도 줄 서 있다.
문제는 타순이다. 특히 4번 타자의 경우 중요성만큼이나 부담도 크다. 일단 박 코치는 강민호를 4번 타자로 꼽은 것에 대해 강민호의 타격 능력 외에도 마인드를 꼽았다. 박 코치는 “민호는 4번 타자 자리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며 “경기는 결국 분위기 싸움인데 활기찬 쪽이 잘 되게 되어있다. 민호가 이런 점까지 감안할 때 전체적으로 4번 타자 자리에 가장 낫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사실 포수가 4번 타자 중책까지 맡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강민호는 2006시즌부터 팀의 주전 포수로서 단 한 시즌만 빼고 매년 110경기 이상을 뛰고 있다. 올 시즌도 선발 포수로서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만 하는 상황. 수비에선 가장 힘든 일을, 공격에선 가장 부담되는 자리를 동시에 소화하기란 힘들 수밖에 없다.
일단 강민호는 지난 5년 동안 4번 타자로 나온 173타석에서 타율 2할6푼1리 6홈런을 기록했었다. 분명 강민호의 지난 5년 커리어 평균인 타율 2할8푼6리에는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개막까지 불과 10일도 안 남은 상황. 올 시즌 강민호가 공수 모두에서 팀의 확고한 중심이 될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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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