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야수 박용택(34)의 야구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다. 매 순간을 야구와 함께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연구하고 연습한다. 원정 버스에서 내린 직후나 평소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새로운 영감이 떠오르면 배트를 잡는다. 스스로 “야구를 하면 할수록 야구를 연구하고 연습하는 게 재미있다”고 말한다.
프로에 들어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신예선수의 이야기가 아니다. 프로 입단 첫 해부터 팀의 중심 타자였고 이미 타격왕과 도루왕 타이틀을 따낸, 골든글러브만 2회 수상한 국가대표 출신 정상급 선수의 이야기다. 최근 4년 연속 3할 이상을 치고 있고 지난해 수비에서도 팀에 큰 보탬이 된, 공수주 만능 박용택이 올 시즌 한 걸음 더 도약하려고 한다.
준비는 순조롭다. 2013시즌 개막을 10일 남겨 놓은 가운데, 20일 사직 롯데전까지 8번의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8푼9리 OPS 1004로 맹활약 중이다. 지난 시즌 득점권 타율 리그 1위(4할1푼6리)를 차지한 것과 더불어 7년 만에 30도루를 달성한 것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올 시즌 공수주 모두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은 물론,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박용택은 20일 시즌 개막을 10일 앞두고 “어느 해나 시즌 전에는 순조롭게 준비해왔다. 다만 올해에는 이전에 실패했던 경험들을 돌아보면서 준비하는 과정에 변화를 줬다”며 “잘 할 수 있는 것에 더 치중하기로 했다. 무작정 이거저거 많이 시도하는 것보다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안타 많이 치고, 많이 뛰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박용택은 2년 전 2011시즌을 앞두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전념하며 10kg 이상을 찌웠다. 보디빌더 같은 몸을 만들었고 팀의 요청에 따라 지명타자 겸 거포형 4번 타자가 되려고 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준비한 만큼 나오지 않았다. 타율 3할2리 홈런 15개 64타점을 올리긴 했지만 박용택 커리어 베스트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2011시즌 후 다시 감량에 들어갔고 외야수비에도 나서면서 2012시즌 리그 최고의 외야수로 돌아왔다.
타석에서 언제나 자기 몫을 해왔기 때문에 박용택의 방망이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수비에서는 우려가 있었다. 그리고 박용택은 지난 시즌 중견수와 좌익수를 두루 잘 소화하며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2012시즌을 마친 후 “2년 동안 외야수비에 나서지 않았고 수비하는 데에 있어 굉장히 고민이 많았다. 과연 내가 다시 수비에 나서면 잘 할 수 있을까 의심도 했었다. 그래서 그만큼 연습을 많이 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내가 수비로 팀에 도움을 줬다는 것이 뿌듯하고 수비에 대하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올 시즌 역시 박용택은 중견수와 코너 외야자리를 가리지 않고 출장한다. 수비에서 자신감을 얻은 만큼 “수비하는 게 전체적으로 경기를 뛰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 팀에 외야수가 많으니까 각자 컨디션에 맞춰서 경기에 나서면 될 것 같다. 힘들 때는 지명타자로 가서 컨디션을 조절하고 체력이 괜찮으면 수비도 하는 게 잘 맞더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용택은 지난해 2위로 아쉽게 놓친 최다안타 타이틀을 노려보는 게 어떠냐는 질문에 “어쨌든 올 시즌도 잘 될 것 같다. 200안타는 경기수가 좀 줄어들어서 될지 모르겠다”고 농담하면서 “개인성적만 챙기는 게 아닌, 팀 사정에 맞는 역할을 할 생각이다. 그리고 4할을 칠 때까지 꾸준히 연구하고 연습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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