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장현성의 품격, ‘의리’ 김보성도 고개 숙였다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03.21 07: 52

배우 장현성이 문학인의 품격을 드러내며 ‘사나이’ 김보성에 인정받았다. 장현성은 그 동안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20일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는 김애경과 조민기, 김보성, 장현성 등이 출연한 ‘문학의 밤’ 특집이 방송됐다.
그 동안 의사와 교수 등의 배역으로 주로 등장해 젠틀한 이미지가 강했던 장현성은 “막연히 시인이 근사했다”고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를 전하며 즉흥시를 만들어 내 김보성의 몸을 그의 쪽으로 돌려 앉힐 정도의 존재감을 발산했다.

장현성은 격동기 속 보냈던 학창 시절을 회상하며 “거리는 맵고, 친구들의 미소는 태양처럼 찬란하다. 쓸쓸한 오후, 네게 가고 싶지만 눈이 매워 갈 수 없구나”라는 시로 시대상을 함축적으로 표현, 감탄을 자아냈다. 
또 “꿈이 국수장사냐”는 뜬금없는 MC의 질문에는 “그러니까 사람이 말을 조심해야 한다. 무심결에 뱉은 말이다. 갑자기 받은 질문에, 앞서 유해진과 ‘배우를 안 하면 뭘 할까’라는 대화를 했을 때 생각했던 말을 한 거다”며 ‘말이 두려워 글을 쓴다’는 문구를 설명, 조근 조근한 말투로 흡입력 있게 말을 이어가 김보성의 존경 섞인 눈빛을 받기도 했다. 
특히 장현성은 톱스타가 기용되지 않으면 사라지는 시나리오가 많다며 씁쓸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장현성의 시나리오 ‘오직 그대만’은 소지섭과 한효주가 출연한 영화로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캐스팅 전에는 투자 받기가 힘들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하지만 장현성은 진지한 이미지 속 숨겨져 있던 엉뚱한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장현성은 배우로 이름이 알려진 이후 의문의 여자로부터 ‘내가 네 친엄마’라는 말을 들었던 에피소드와 “나도 사람을 웃기고 싶다. 웃기는 게 좋다”며 오리에 빙의한 웃음으로 좌중을 폭소케 한 것.
또한 삶의 애환이 담긴 코믹한 노래를 부르는 김애경의 모습에는 웃다가 뒤로 넘어져 스튜디오에 웃음 폭탄을 던지고, 이후에는 웃음을 멈추지 못해 질문에 목이 메어 답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또 규현의 자작시에는 “격무에 시달리는 아이돌 그룹, 너무 많은 일에 재능을 소비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라는 위트 있는 평으로 “나는 왜 이런 생각이 안 드냐”는 김보성의 질투를 받기도 했다.
‘문학의 밤’ 특집답게 이날 방송은 장현성이 윤종신에 보내는 시로 마무리됐다. 장현성은 ‘마을회관 유리창’이라는 제목의 시를 낭송했다. “어제 저녁 우리 마을 유리창이 깨졌다. 어른들은 우리가 깼다고 생각하고 우리들은 바람이 깼다고 생각한다”는 시에 김보성은 “사나이답게 인정한다”고 말했고 윤종신과 시청자들은 깊은 밤, 시를 음미하는 시간을 가지며 배우 장현성의 새로운 모습에서 그의 매력을 발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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