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서장훈,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03.21 10: 57

"중학교 2학년때 처음 넣었던 골이 잊혀지지 않는다".
'국보센터' 서장훈(39)가 드디어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19일 농구인생 마지막 경기를 마친 서장훈이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경기서 올 시즌 개인 최다득점을 올리는 등 최고의 모습에서 선수생활의 마침표를 찍은 서장훈은 21일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서울 종로 올레 스퀘어에서 가진 은퇴 기자회견서  "지난 27년간의 여행에 마침표를 찍을려고 한다. 어린시절 만났던 농구 코트는 나에게 편안한 안식처와 같았다"면서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행복했던 일들이 부담이 되기도 했다. 항상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이 나를 누르고 잘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으로 인해 잠도 못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누구 보다 잘하려고 했지만 내 능력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과정에서 나온 과한 모습이 불편하셨다면 너무 죄송하다"며 "나는 항상 부족했다. 또 부족한 나를 오랫동안 봐주느라 힘드셨을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그리고 그동안 나와 함께 해준 모든 동료, 감독님, 코치님 또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의 인사를 전했다.
서장훈은 지난 1998∼1999시즌 청주 SK(현 서울 SK)에서 데뷔한 후 서울 삼성, 전주 KCC, 인천 전자랜드, 창원 LG를 거쳐 KT에 마지막으로 둥지를 틀었다. 서장훈은 2008년 11월 19일 LG전에서 한국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1만점을 돌파했다. 특히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선 대표팀 센터로 뛰며 중국을 연장 접전 끝에 극적으로 따돌리고 대한민국에 20년 만의 금메달을 안겼다.
서장훈은 KBL 통산 688경기에 출전해 1만 3231득점을 올렸다. 개인 통산 리바운드는 5235개를 잡았다. 사실상 서장훈의 기록을 능가할 선수는 없어 보인다.
은퇴 후 행보에 대해 그는 "그동안 굉장히 힘들었기 때문에 몸과 마음 모두 지쳤다. 그래서 굉장히 쉬고 싶다. 특별히 하고 싶은 것이 없다. 쉬면서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면서 살아갈지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농구계로의 복귀에 대해서는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다. 추후 내가 할 일이 있다면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농구계에서 일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에 대해서 그는 "여러 기억에 남는 경기들이 있다. 정말 기억에 남는 것은 중학교 2학년 때 공식 경기에 참가해서 골을 넣었을때가 정말 기억에 남는다. 그때가 정말 행복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서장훈은 "대중들께 이름을 알린 뒤 매 경기가 아쉬웠다. 경기를 마친 뒤에는 '왜 이것밖에 하지 못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해왔던 것 보다 더 좋았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장훈은 자신의 선수생활에 대해 "굳이 점수를 매기자면 3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도 많이 아쉽다. 좀 더 잘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남은 인생동안에도 선수생활의 아쉬운 부분을 후회하면서 살아갈 것 같다"고 대답했다.
농구 인생을 함께 했던 선수들에 대해서도 기억을 더듬은 그는 "중학교때 부터 함께 농구를 한 (현)주엽이와 연세대 시절의 문경은, 이상민, 우지원 등 형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힘들때나 좋을때나 함께 했던 (김)승현이도 의미가 큰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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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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