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소년·좀비..남친들이 이상하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3.21 11: 23

'늑대소년에 이어 꽃좀비..남자친구들이 좀 이상해?'
뱀파이어와 늑대소년에 이어 이번에는 좀비다. 젊은 여성 관객들을 사로잡은 영화 속 '남자친구들'이다.
오랜만에 외화로서는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눈에 띄는 성공을 거둔 '웜 바디스'의 남자주인공 캐릭터는 좀비. 이제는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도 익숙해 진 판타지 멜로물에 등장하는 남자친구들의 정체는 인간이 아니다. 인간과 비슷한 이색 생명체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비록 무섭고 공포스런 존재들이나 죄다 '꽃미남'이란 것이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로버트 패틴슨, '늑대소년'의 송중기, '웜 바디스'의 니콜라스 홀트는 모두 영국과 한국 대표하는 핫스타 꽃미남들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가위손'의 조니 뎁,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의 브래드 피트도 있었다.
내용상으로 봤을 때, 이들은 모두 우연히 아름다운 소녀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는 것도 같다. '뱀파이어' 에드워드 패틴슨은 유독 참을 수 없는 피의 유혹을 안겨다준 벨라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늑대인간' 송중기는 자기를 조련하는 귀여운 박보영을, '좀비' 홀트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예쁜 소녀 줄리 테레사 팔머를 본 후 인생의 일대 전환을 맞았다. 뱀파이어는 종족 싸움을 무릅썼고, 늑대소년은 글을 배웠으며 좀비는 멈췄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모두들 형태는 다르나 셰익스피어의 고전 '로미오와 쥴리엣'처럼 남녀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 기본 토대다. 두 남녀의 사랑에는 방해물이 너무 많다. 국경과 인종, 집안의 반대 같은 것은 우스운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버리는 본질적인 자아의 문제다. 물론 뱀파이어와 소녀의 사랑은 그래서 소녀가 뱀파이어로 변신하는 것으로 해피엔딩을 맞았다.
중요한 것은, 이 '낯선 존재'의 높은 매력도다. 이들은 외모를 무기로 상대 여성 뿐 아니라 관객들의 마음을 모조리 빼앗아버린다. '트와일라잇'의 에드워드 같은 경우는 냉담하고 스타일리시하며, 벨라의 마음을 무방비하게 만들 정도로 잘생긴 외모로 묘사돼 있다.
이런 '특별한 존재와의 로맨스 영화'가 계속해서 흥행에 성공하고 사랑받는 것은 관객이 평범한 남녀간의 연애 이야기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 멜로나 로맨틱코미디 영화가 주지 못하는 여성의 로망을 충족시켜준다는 의견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실제로 이들 영화들의 성공은 10~20대 젊은 여성관객들의 지지가 바탕이 됐는데, 여주인공들이 모두 이 나이 또래로 설정됐다는 것은 실제 이 관객층을 노렸다는 것을 반증한다. 작품 내적으로는 현실 연애와는 멀리 떨어진, 자기만의 특별한 로맨스를 바라는 여성들(자기가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은 욕망)의 판타지를 채워주고, 외적으로는 멜로 장르에 신선함을 부여하며 지평을 넓혔다. 그렇다면 왜 남자만 특별한 존재로 나올까? 이 역시 판타지 멜로 장르에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더 열광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별한 존재를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색다른 사랑 이야기에 훈훈한 외모의 남자 주인공, 그리고 이 남자주인공이 여주인공만을 바라본다는 일편단심 순정 코드를 누군가는 '여고생 할리퀸 무비'라고 부르지만 박스오피스는 대중의 취향에 반응한다.
물론 예외도 있다. 다음에 등장하는 미국 베스트셀러 원작 판타지 소설을 영화화 한  '뷰티풀 크리쳐스'의 주인공은 아름다운 10대 마녀다. 이제 남자들이 홀릴 차례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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