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에게 심판이 보크를 지적하는 것은 일종의 약속을 깼을 때를 의미한다. 주자가 출루했을 때 타자에게 타격을 위한 최소한의 타이밍을 제공하지 않는다거나 투구 준비동작이 규정에 어긋났을 때 심판은 보크를 지적할 수 있다.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서 5이닝 3실점에 그친 찰리 쉬렉(28)은 과거 다니엘 리오스(전 KIA-두산-야쿠르트)와 유사한 이유로 보크를 지적받았다.
찰리는 21일 창원시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앞선 두 번의 시범경기 등판에서 8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있던 찰리는 롯데를 상대로 비교적 많은 점수를 내줬다. 투구수는 91개로 많은 편이었다.
특히 이날 경기는 찰리가 보크를 지적받으며 한국 리그에서 적응해야 할 부분을 배운 날이었다. 찰리는 5회 박준서와 김문호에게 연속안타를 내주며 무사 1,3루를 만들어줬고 강민호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내줬다. 이어 박종윤 타석 때 보크를 범했다.

보크가 선언된 이유는 투구동작에서 멈추지 않았기 때문. 엄밀히 따지면 타자에게 투구 준비 동작을 예고하는 약간의 멈춤이 없이 그대로 양손을 모은 뒤 투구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리오스는 물론 넥센 우완 김성태도 지적받았던 부분이다.
과거 김성근 현 고양 원더스 감독은 SK 재임 당시이던 2007시즌 리오스가 셋포지션 투구 시작 동작 후 준비하는 타이밍 없이 곧바로 투구에 들어간다는 점을 지적하며 보크 논란을 벌였던 바 있다. 공교롭게도 당시 리오스의 소속팀은 두산. NC의 초대 사령탑인 김경문 감독은 당시 두산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 김성근 감독의 항의가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셋포지션 유무의 차이가 있어 찰리의 경우와는 다르지만 2011시즌 중에도 당시 넥센 선발진의 중추 노릇을 하던 김성태의 투구폼을 들어 박종훈 전 LG 감독(현 NC 육성이사)가 보크 논란을 제기한 바 있다. 김성태의 경우는 셋포지션이 아니라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글러브에 양손을 모은 뒤 곧바로 투구에 들어가 논란이 된 바 있다. 김성태의 경우는 경고를 받는 선에서 마무리되었다.
찰리는 올 시즌 처음으로 한국 무대 및 동양 야구를 경험하는 투수다. 짧은 투구 준비 동작으로 인해 시범경기에서 보크를 지적받은 찰리는 이 부분을 페넌트레이스 전 극복해낼 것인가.
farinell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