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지켜봤던 선수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공이 좋더라."
롯데 자이언츠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 롯데는 20일 외국인투수 크리스 옥스프링(36)의 영입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스캇 리치몬드가 부상으로 퇴출되면서 롯데는 대체선수 영입에 애를 먹고 있었다.
옥스프링의 영입을 놓고 일각에서는 시즌 개막을 앞둔 롯데가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외국인선수 영입업무를 맡은 롯데 관계자는 옥스프링 영입이 결정되기 전 "최근에 접촉하던 선수들이 모두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었다. 그래서 영입이 늦어질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 프로야구 경험이 있는 옥스프링은 팔꿈치 부상 때문에 2009년 LG와 재계약을 맺는데 실패했다. 이후 호주리그에서 활약했기 때문에 무게감은 다른 팀 외국인투수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번 WBC에서 호주 대표팀으로 출전한 옥스프링은 좋은 투구를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져 건재함을 과시했다.
롯데 이문한 운영부장은 21일 창원구장에서 "옥스프링은 결코 차선책이 아니다. 현재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 부장은 "꾸준히 접촉하고 있던 선수 세 명이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었다. 오클랜드 소속의 한 선수는 영입에 대한 합의를 마쳤지만 막판에 상대 구단이 태클을 걸어 와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WBC 1라운드가 열린 대만에 스카우트를 파견, 옥스프링의 구위를 점검했다. 그리고 그 결과 OK 사인이 떨어졌다. 더불어 롯데는 WBC에 출전한 팀 선수들에게 옥스프링과 따로 연락을 해 보도록 했다고 한다. 영어에 능통한 송승준은 옥스프링과 꾸준히 연락을 취했는데 한국행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읽고서 구단에 강력하게 추천했다.
옥스프링의 최대 장점은 적응력이다. 이미 한국프로야구를 경험했기 때문에 따로 적응기가 필요치 않다. 또한 LG에 있을 때부터 뛰어난 융화력을 보여준 선수라 큰 문제가 없다. WBC에 출전하기 위해 몸을 만들었기 때문에 컨디션을 따로 끌어올릴 필요도 없다.
구위 역시 합격점을 받았다. 이 부장에 따르면 옥스프링은 한국에서 활약했던 2008년보다 오히려 구위가 좋아졌다고 한다. 대만에서 가진 WBC 연습경기에서 150km를 찍기도 했으며 각도 큰 커브 역시 여전하다는 평가다. 김인식 위원장 역시 "옥스프링이 한국에 있을 때보다 좋아졌다"고 말했고, 일본과의 평가전을 위해 일본을 찾았을 때 공을 직접 본 김풍기 심판위원 역시 "보통 공이 아니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고 한다. 이 부장은 "보스턴에서도 옥스프링에 (마이너) 계약을 제시했는데 우리 팀 입단을 결정하더라"고 전했다.
관건은 옥스프링의 나이다. SBS 양준혁 해설위원은 "투수 나이 서른 여섯이면 또 한 번 야구에 눈을 뜰 때다. 많은 나이는 전혀 문제가 안 된다. 나이트보다도 어리지 않는가"라며 나이는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부장은 "우리 팀 불펜이 많이 좋아졌다. 최소 5이닝만 소화해 준다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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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