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동병상련이 만든 따뜻한 웃음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3.23 08: 21

정규 편성된 ‘나 혼자 산다’가 무리수 없는 따뜻한 웃음을 선사하며 안방극장에 안착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지난 22일 정규 첫 방송을 마쳤다.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스타들의 적나라한 생활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은 다큐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 달 설 특집 파일럿 방송으로 전파를 탄 후 공감대 있는 웃음을 만들었다는 호평에 힘입어 봄 개편을 맞아 정규 편성을 받았다.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혼자 사는 남자들을 훔쳐보는 재미와 함께 아무리 스타라고 해도 '사람 사는 게 거기서 거기'라는 진리를 확인했다.

정규 편성 첫 방송 역시 파일럿 방송 때 안긴 재미를 고스란히 재현했다. 이날 방송은 MC 노홍철의 집에서 기러기 아빠 김태원·이성재, 미혼 김광규·데프콘·서인국이 모두 모여 혼자 사는 애환을 나누는 일종의 프롤로그 형태로 꾸려졌다.
제작진은 정규 첫 방송에서 혼자 사는 스타들의 각기 다른 독거 이야기를 여과 없이 다뤘다. 여섯 스타들은 혼자 산다는 동질감으로 똘똘 뭉쳤다. 불타는 금요일 밤 처량하게 애완견 털 관리에 힘을 쓰는 이성재나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집에서 닭가슴살을 뜯는 서인국, 홈쇼핑에서 주문한 운동기구에 앉아 TV를 보는 김광규, 집이 좋아 밖에 나가는 것을 꺼리는 데프콘 등 스타들의 처절한 일상이 면면히 공개됐다.
 
또한 외로움에 사무쳐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단체 대화를 나누는데 시간을 할애하는 일명 무지개 회원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나 혼자 산다’ 속 혼자 사는 스타들은 서로를 무지개 회원이라고 부른다. 파일럿 방송에서 웃음을 터뜨리게 했던 독거남의 적나라한 일거수일투족은 여전히 흥미로웠다.
여기에 노홍철의 집에 한데 모인 것은 혼자 사는 남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이었다. 때론 불쌍하고 때론 유유자적한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이들의 독거 생활은 자극적이지 않고 따뜻한 웃음을 만들었다.
앞서 이 프로그램을 탄생시킨 이지선 PD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자극적이거나 인위적인 장치를 가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소위 말하는 빵빵 터지는 웃음을 기대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혼자 사는 사람들도 단순히 처량한 것이 아닌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알리겠다고 했다.
PD의 공언대로 이날 방송은 연출을 최소화하는 무리 없는 구성으로 시청자들과 교감하는데 성공했다. 달라도 너무 다른 여섯 남자들의 혼자 사는 모습은 혼자 살거나 향후 독립을 꿈꾸는 시청자들에게 동병상련의 감정을 자극했다.
이날 ‘나 혼자 산다’는 제작진의 의도대로 배가 찢어지도록 웃을 수 있는 강력한 재미는 없었다. 대신 소소한 웃음이 끊임 없이 터졌다. 여섯 남자의 개성 강한 캐릭터는 아직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지 않았음에도 청정 웃음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재미를 향유했다는 점에서 향후 인기를 끌어올리는데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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