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좌완 마무리투수 봉중근(33)이 2013시즌에 대비해 빠르게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봉중근은 왼쪽 어깨에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2011년 6월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긴 재활에 임했는데 또다시 재활이란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야만 했다. 하지만 봉중근은 주저하지 않았다. WBC 태극마크도 반납한 채 더 나은 여건에서 재활에 임하기 위해 서둘러 사이판을 향했다.
역시 봉중근이었다. 팔꿈치 수술 후 7개월 만에 투구를 시작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예정보다 빠르게 재활을 마무리했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이었던 지난 2월 13일 재활 후 첫 불펜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3월부터 실전 등판을 소화, 최근 시범경기 기간 중에는 마무리투수로 등판하고 있다. 지난 22일 포항 KIA전에선 최고구속 145km를 찍으며 이미 컨디션이 실전모드에 돌입했음을 증명했다.

봉중근은 2007년 LG 유니폼을 입고 국내무대로 유턴 후, 항상 LG 마운드의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2008시즌부터 2010시즌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기록, 토종 선발 에이스투수 가뭄에 시달렸던 LG의 에이스투수가 됐다. 2011시즌 팔꿈치 수술로 풀 시즌을 치르지 못했지만,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무리했고 2012시즌에는 10년 동안 이어졌던 LG의 마무리투수 잔혹사를 끊었다. 마무리투수 전환 첫 해부터 26세이브 평균자책점 1.18로 활약한 봉중근으로 인해 LG도 지키는 야구, 승리로 향하는 계산이 서는 야구가 가능해졌다.
봉중근이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LG는 작년보다 빠르게 승을 쌓을 수 있다. 지난 시즌 개막 당시 LG의 마무리투수는 외국인 강속구 투수 레다메스 리즈였다. 하지만 리즈가 제구 불안으로 3주 만에 마무리투수 보직을 내려놓았고, LG는 5월부터 100% 컨디션이 아닌 봉중근을 세이브 상황에 올렸다. 연투가 불가능하고 구속이 떨어진 상태임에도 봉중근은 예리한 컨트롤로 타자를 제압, 무섭게 세이브를 쌓았고 LG도 예상외의 선전을 이어갔다.
작년 6월 중순,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에 임한지 1년이 지나고부터 봉중근은 연투에 임했고 구속도 150km에 가까워졌다. 비록 뜻하지 않은 사고로 20일을 결장하고 말았지만 현재 당시의 최고 컨디션에 근접해있다. 즉, 올 시즌에는 시즌 개막부터 마무리투수로 등판, 진정한 풀타임 마무리투수로 활약할 수 있다.
봉중근은 오키나와 전지훈련 당시 올 시즌 목표로 리그 최고 마무리투수 오승환과의 경쟁을 내걸었다. 스스로 “목표는 끝판대장 오승환이다. 시즌 초반부터 세이브 레이스를 벌이면 볼만한 경쟁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그리고 22일 시즌 개막을 8일 남겨두고 “세게 던져도 통증이 없어서 만족스럽다. 순조롭게 개막에 맞춰서 준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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