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될 수 있는 투수다".
한화 송진우 투수코치가 확신에 찬 어조로 이야기했다. 2년차 중고신인 사이드암 임기영(20)의 성장에 대해믿어의심치 않았다.
임기영이 시범경기에서 한화 최고의 투수로 떠오르고 있다. 임기영은 시범경기에서 마무리 안승민과 함께 팀 내 가장 많은 5경기에 구원등판, 4⅓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줬을 뿐 탈삼진 8개를 기록하며 1점밖에 주지 않았다. 평균자책점 2.08, 이닝당 출루허용률 0.69, 피안타율 1할4푼3리의 눈부신 피칭이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2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지명된 임기영은 지난해 1군 등판이 1경기 뿐이다. 하지만 2군에서 21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4.03을 기록하며 경험을 쌓은 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눈에 띄게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김응룡 감독으로부터 "1군에서 쓸 전력"이라고 눈도장을 받았다.
시범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낸 임기영은 확실히 위력적인 투수로 한 단계 자라있었다. 최고 구속은 140km로 사이드암치고는 빠른 편이며 결정구로 쓰는 서클체인지업 각이 날카롭다. 서드피치 커브도 볼카운트를 잡는데 유용하게 쓰인다. 무엇보다 똑바로 들어오지 않고 휘어 움직이는 등 볼끝 변화가 많아 타자들이 치기가 까다롭다.
지난해부터 임기영을 지켜본 송진우 한화 투수코치는 "앞으로 크게 될 수 있는 선수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 볼에 힘이 많이 붙었고, 변화구도 잘 던지고 있다. 올해는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응룡 감독도 "임기영이 좋다. 가장 안심되는 투수다. 임기영이밖에 없다"는 말로 두터운 신뢰를 보였다.
김응룡 감독은 "임기영을 필승조로 쓰겠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활용법을 설명했다. 송진우 코치도 "시범경기에서 여러 가지로 테스트하고 있다. 주자가 있을 때에도 흔들리지 않는 배짱도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충분히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22일 대전 삼성전에서는 왼손 강타자 최형우를 3구 삼진 처리할 만큼 과감성이 돋보인다.
임기영은 필승 불펜이 될만한 좋은 공과 심장을 가졌다. 그는 "난 원래 긴장을 잘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잘 못한 기억은 빨리 빨리 잊으려 한다. 타자에게 맞더라도 결과에 신경 쓰지 않고 씩씩하게 내 공을 던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맞으면서 크는 것"이라는 송진우 코치의 말을 가슴 속에 새기고 마운드에서 두려움없이 던진다. 젊은피다운 패기로 중무장했다.
한화는 오랜 시간 눈에 띄는 잠수함 투수가 없었다. 불펜의 다양성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2년차가 돼 급성장한 임기영이 한화 잠수함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임기영은 "지금 난 기록적인 목표를 말할 위치가 아니다. 일단 1군 개막 엔트리 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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