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공장 벗어난 대전구장 '2~3루타 주의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23 06: 25

대전구장이 달라졌다. 홈런 공장에서 벗어나 2~3루타 주의보가 떨어졌다. 
지난 2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삼성의 시범경기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3회초 삼성 김상수가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터뜨리자 3회말 한화도 이여상과 이양기가 연속해서 우중간을 꿰뚫는 3루타를 작렬시켰다. 대전구장에서 한 경기에 3루타가 3개나 터져나왔다. 넓어진 대전구장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대전구장은 지난 겨울 2차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의 좌우 97m, 중앙 114m 미니 구장에서 좌우 100m, 중앙 122m 중형급 구장으로 재탄생했다. 이제 시범경기 4게임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홈런이 3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56경기에서 87개 홈런으로 경기당 평균 1.55개였는데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경기당 평균 0.75개에 불과하다. 

반면 3루타가 눈에 띄게 늘었다. 외야가 좁은 대전구장은 3루타를 가장 보기 힘든 구장 중 하나였다. 지난해 56경기에서 3루타가 8개 뿐이었다. 사직구장(8개)과 함께 가장 적었다. 하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4게임 동안 4개의 3루타가 나오고 있다. 홈런보다 3루타를 더 자주 볼 수 있는 구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순히 3루타 뿐만이 전부가 아니다. 2루타도 급상승했다. 지난해 56경기에선 2루타 158개로 경기당 평균 2.82개였다. 하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4게임 동안 2루타가 모두 20개 터져나왔다. 경기당 평균 5.0개. 2~3루타만 4게임에서 24개인데 경기당 평균으로 따지면 지난해 2.96개에서 올해 6.00개로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좌우측 라인이 더욱 길어졌고, 좌중간-우중간도 훨씬 깊어졌다. 외야수들이 커버해야 할 범위가 광활해졌다. 예전이었다면 외야수 키를 넘어도 펜스가 가까웠으며 펜스를 맞고 나오는 공에 펜스 플레이만 잘 해도 2루타나 3루타를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외야수 키를 넘어가면 한동안 계속 펜스로 공이 굴러간다. 
한화 중견수를 맡고 있는 정현석은 "커버해야 할 범위가 확실히 넓어졌다. 펜스도 훨씬 푹신푹신해졌다"고 설명했다. 펜스에 공이 맞아도 잘 튀어나오지 않기 때문에 재빨리 펜스 플레이를 해야 하는 변수도 생겼다. 또 다른 외야수 최진행도 "펜스 뒤 공간이 넓어진 만큼 감각을 키워야 한다. 선상이나 좌중간으로 가는 타구가 깊어진 만큼 스타트를 빨리 하고, 넥스트 플레이에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수비가 더욱 중요해졌다. 외야 뿐만 아니라 내야도 마찬가지. 내야수 한상훈은 "내야수들도 커버해야 할 범위가 넓어졌다. 2루타성 타구가 3루타가 될수 있는 만큼 내야수들의 중계 플레이도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내야수가 외야수 위치까지 이동해 유기적인 중계플레이가 필요해진 것. 김성한 수석코치도 "캠프 때부터 이에 대비한 훈련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홈런 공장에서 벗어나 2~3루타 주의보가 떨어진 대전구장. 과연 한화에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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