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원차트가 가요계의 예상을 크게 빗나가고 있다.
예상치도 못했던 '복병'들이 음원차트 정상을 석권하며, '알 수 없는' 대중의 기호를 대변하고 있다. 가요계는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그중 최고 복병은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다. 23일 오전 현재 멜론과 엠넷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곡은 바로 이 노래. 지난 20일부터 1위에 올라서서 '롱런'까지 할 기세다. 지난해 3월 발표된 이 곡은 리메이크나 방송 삽입을 거치지 않고, 단지 봄이 됐다는 이유로 다시 차트 정상에 올라서는 '말도 안되는' 상황을 연출했다. 특히 멜론과 엠넷이 음원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매우 큰 상황이라, 버스커버스커의 이같은 정상 재진입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곡들의 굴욕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차별화를 이뤄낸 음악의 생명력이 얼마나 긴지 보여주는 사례. 컴백을 앞둔 가수 관계자들은 "1년 전 곡과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냐"며 걱정 중이다.
강태규 음악평론가는 "버스커버스커의 음악이 특정 세대(10대에서 30대초반)들에게 여전히 자신의 정서를 대변하는 표상같은 음악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가수에 대한 팬덤이라기 보다는 음악 그 자체에 팬덤이 있다는 특이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벚꽃엔딩'의 전망은 더 밝아진다. 곧 벚꽃 축제가 열리기 때문. 계절 특수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쯤 되자 가요계에서는 내달 신곡을 발표하는 싸이의 최대 경쟁자가 버스커버스커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스개소리도 나온다.
'벚꽃엔딩' 뿐만 아니라 음원차트 정상권의 곡들이 모두 '이변'으로 풀이되고 있다. 멜론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곡은 다비치의 '거북이'다. 지난 4일 선공개곡으로 발표됐다가 정상을 차지한 후 다른 곡에게 1위를 내준 이 노래는 정작 지난 18일 다비치의 타이틀곡 '둘이서 한잔해'가 발표된지도 며칠지난 상황에서 다시 정상권에 올랐다. 이제 더 이상 소속사의 '타이틀곡 선정'이 의미 없을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
그외 악동뮤지션의 '크레센도', 태연이 부른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OST '그리고 하나', 슈프림팀의 '그대로 있어도 돼', 윤하의 '아니야' 등이 정상권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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