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방송인 김미화가 뿔 났다. 아주 단단히 난 모양이다. 자신의 지난 2001년 성균관대 언론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이 표절 논란에 휩싸인 때문이다.
일부 언론은 23일 톱스타 김혜수와 김미화의 논문 표절 의혹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한 유력 일간지는 1면 사이드로 이를 다룰 정도로 비중을 크게 뒀다. 때마침 전국이 학위 논문 표절 시비로 들끓는 참이다. 정 관계 유력인사들은 물론이고 서울대학교 현직 교수와 방송가의 스타 강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까지 표절 논란으로 속속 자리에서 물러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표절 논란의 중심에 선 연예계 유명 여자 연예인 두 명의 대처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김혜수의 소속사 측 관계자는 23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본인이 표절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한창 바쁘게 활동하던 시기에 썼던 논문이다. 당시 표절의 심각성에 대한 의식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겸허히 반성하겠다"고 했다.

사실 대학가의 논문 표절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주요 공직자들의 인사 청문회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사회 문제로 크게 이슈가 되고 있을 뿐이다. 남비처럼 금세 타오르는 우리네 언론과 여론의 분위기도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남들도 다하는 논문 베끼기나 대필, 표절이 뭐 그리 큰 잘못이냐'는 지금까지의 관용적 인식이나 관행은 바뀌어야될 게 분명하다.
김혜수는 지금까지의 잘못된 관행을 따랐다는 사실을 빠르게 인정하고 그 잘못을 사과했다. 석사 학위 타이틀로 공직에 나서겠다고 한 것도 아니여서 후폭풍에 휩쓸릴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절대 표절 아냐'라고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강력하게 반발한 것으로 보도된 김미화는 사정이 180도 다르다. 한 통신사의 보도에 따르면 '정평이 난 이론을 인용한 것인데 매도당하는 게 억울하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은 트집을 잡기 위한 트집'이라는 멘트도 나왔다. 이 보도가 김미화의 의사를 과연 정확히 전달했는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형사고소를 준비하겠다는 의중까지 밝힌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 부분은 정확한 검증이 필요하다.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카더라' 의혹만 제기됐다가 그냥 사그러져서는 절대 아닐 일이다. 김미화는 존경받는 방송인으로서 이미 이런저런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
KBS가 자신을 방송금지 '블랙 리스트'에 올렸다는 김미화의 주장으로 그와 친했다는 방송작가까지 나서서 진실 여부를 놓고 대립의 각을 세운 적이 있었다. 또 가장 공정하고 정의에 앞장서는 라디오 진행자로 인기를 모았던 그가 한 지상파 TV프로에 남편을 출연시키려고 힘을 썼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지만 이 문제도 아직 정확히 풀리지 않았다.
이번 김미화의 표절 논란 시비는 그에 대한 모종의 억압이 있는지를 대중이 가늠할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다. 진짜 김미화의 논문이 정당한 자신의 것이라면, 김미화가 지금까지 주장해온 압박과 피해들에 대해 큰 공감을 얻어낼수 있을게 분명하다. 그리고 김미화에게 억지 트집을 잡고 명예를 훼손한 사람들에게 법적 제재를 가함으로서 사회적 정의도 실현되지 않을까.
따라서 성균관대는 김미화의 논문 표절 여부를 정확히 심사해 판정해야될 것이며 언론도 끝까지 그 결과를 지켜볼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누구의 잘 잘못인지도 모른채 시간이 흘러서 흐지부지되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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