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편대의 위력은 여전히 강했다. 그리고 삼각편대의 중심에 있는 '공격 종합 1위' 알레시아의 위력도 여전했다.
IBK기업은행은 23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 경기서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3-1(25-22, 25-21, 21-25, 25-19)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IBK기업은행은 5전 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안정된 수비로 든든히 뒤를 받친 윤혜숙과 남지연은 물론, 62점을 합작한 삼각편대의 활약이 가장 컸다. 특히 알레시아는 35득점(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2개)으로 트리플크라운급 활약을 펼치며 상대의 추격을 뿌리치고 챔피언결정전 첫 승을 따내는데 가장 큰 공헌을 했다. GS칼텍스는 베띠(28득점)와 한송이(13득점) 정대영(11득점)이 분발했지만 고비마다 치고 올라가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아쉽게 승리를 내줬다.

시작부터 치열한 접전이었다. 물고 물리는 접전이 반복된 두 팀의 1세트는 역전과 재역전이 계속됐다. 초반 리드를 잡은 쪽은 IBK기업은행으로, 알레시아와 박정아의 맹공이 GS칼텍스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며 먼저 앞서나갔다. 하지만 GS칼텍스 역시 베띠와 한송이가 맞불을 놓으며 추격에 나섰다.
17-13까지 리드했던 IBK기업은행은 배유나의 오픈과 베띠의 서브 에이스, 한송이의 블로킹과 범실을 엮어 단숨에 17-18까지 역전에 성공한 GS칼텍스의 끈기에 쩔쩔 맸다. 1세트 분위기상 큰 점수차였던 4점을 뒤집고 역전에 성공한 GS칼텍스가 단숨에 분위기를 가져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위기에서 알레시아의 맹타가 불을 뿜었다. 역전 포인트를 교환하며 치고 받는 경기를 펼치던 두 팀의 균형은 20점 이후부터 급격히 무너졌다.
알레시아의 백어택으로 앞서가는 점수를 뽑아낸 IBK기업은행은 23-22 상황에서 역시 알레시아의 오픈으로 먼저 세트 포인트를 만들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리고 1세트 마지막 랠리에서 베띠의 오픈이 아웃되며 25-22로 IBK기업은행이 챔피언결정전의 첫 세트를 가져왔다.
첫 세트와 함께 분위기를 가져온 IBK기업은행은 2세트서도 GS칼텍스에 리드를 이어갔다. 리시브 라인에서 불안을 내비친 GS칼텍스는 IBK기업은행의 공격을 좀처럼 막지 못했고, 조금씩 점수차가 좁혀질만한 순간에는 범실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한송이와 베띠의 맹활약을 앞세워 19-19 동점까지 추격한 상황에서 수비 불안과 잦은 범실로 점수를 헌납한 부분은 1세트와 마찬가지로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나연의 더블컨택으로 세트 포인트를 내준 GS칼텍스는 한송이의 퀵오픈마저 이소진의 블로킹에 걸리며 2세트도 내주고 말았다.
허무하게 두 세트를 내준 GS칼텍스는 3세트 더욱 끈질기게 IBK기업은행을 물고 늘어졌다. 윤혜숙과 남지연을 주축으로 수비의 짜임새를 가다듬은 IBK기업은행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지만, 물러설 곳 없이 달려드는 GS칼텍스의 기세는 무서웠다. 한송이의 공격에 정대영과 최유정이 속공으로 힘을 보태면서, 3세트는 GS칼텍스가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21-25로 만회에 성공했다.
3세트를 빼앗기며 잠시 주춤했던 IBK기업은행의 기세는 4세트 시작과 동시에 곧바로 돌아왔다. 알레시아가 연달아 점수를 벌며 점수를 벌리는 가운데 삼각편대의 두 지지대인 박정아와 김희진도 GS칼텍스의 수비를 흔들었다. 블로킹과 리시브에서 안정을 찾은 IBK기업은행은 13-9까지 앞서나가며 손쉽게 4세트를 가져오는 듯 보였다.
그러나 끌려가는 상황에서 이숙자 대신 빠르고 높은 공격에 강한 이나연을 다시 코트에 투입한 이선구 감독의 노림수가 맞아들면서 GS칼텍스가 거센 추격에 나섰다. 베띠는 물론 정대영의 속공과 배유나의 퀵오픈이 연달아 IBK기업은행의 코트에 떨어지며 14-13, 1점차로 바짝 따라붙은 것.
5세트로 끌고가느냐, 이번 세트에서 마무리짓느냐가 달린 4세트였기에 두 팀 모두 필사적인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결국 먼저 웃은 쪽은 IBK기업은행이었다. 베띠의 오픈이 아웃되면서 먼저 매치 포인트를 따낸 IBK기업은행은 GS칼텍스의 추격을 뿌리치고 그대로 챔피언결정전서 선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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