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민 대전구장 펜스, 한화 최하위 탈출 도우미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3.23 16: 00

"거 봐. 야구 재밌어 졌잖아."
올 시즌을 앞두고 대전구장은 펜스를 뒤로 밀어내는 새 단장을 했다. 기존 중앙펜스 114m, 좌우측 97m에서 중앙펜스 122m, 좌우측 100m로 늘리는 공사를 마쳤다. 한화 사령탑으로 김응룡 감독이 오자마자 취한 조치다.
이제 대전구장에서는 홈런을 보기 힘들어졌다. 22일 대전 삼성전에서는 한화가 커진 구장의 덕을 톡톡히 봤다. 3회 이여상과 이양기의 우중간 3루타가 연속으로 나왔는데 3루타가 두 개 연달아 나오는 건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 커진 야구장의 덕을 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23일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거 봐. 펜스 밀고나서 야구 재밌어 졌잖아"라고 말했다. 이어 "펜스를 미니까 2루타 3루타도 많이 나오고 야구에 박진감이 생겼다"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다만 "아직 우리의 외야 수비는 강하지 않다. 다른 팀한테도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마침 롯데와 한화의 경기는 올해 시범경기의 순위를 결정지을 한 판이었다. 시범경기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한화는 삼성과의 2연전에 승리하며 간신히 탈꼴찌에 성공했던 상황. 한화가 롯데와의 2연전 가운데 한 경기만 승리를 거둔다면 시범경기 탈꼴찌가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 성적과 직결되는 건 결코 아니지만 최근 몇 년간 하위권에서 전전한 한화이기에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시범경기 최하위는 결코 피해야 할 상황이다. 23일 롯데전에서 한화는 확장한 구장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한화는 상대 실책과 밀어내기 볼넷을 묶어 7회까지 2-1로 근소하게 앞서갔다. 롯데는 8회 대타로 등장한 김문호가 우익수 방면 깊숙한 타구를 날렸는데 워닝트랙 바로 앞에서 잡혔다. 이어 강민호의 큼지막한 타구는 중견수가 펜스에 바로 붙어서 잡을만큼 큰 타구였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두 타구 모두 작년이었으면 홈런이 됐을 것"이라고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9회에도 1사 후 황재균의 큼지막한 타구가 나왔지만 다시 우익수가 워닝트랙에서 처리, 결국 한화는 2-1 승리를 지켜냈다. 시범경기 최하위 탈출에 뒤로 밀어낸 대전구장 펜스의 역할이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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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박준형 기자,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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