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궁중잔혹사', 자극성 끌어올린 새 사극 열었다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03.23 21: 55

JTBC 새 주말드라마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이 23일 첫방송, 자극적이고 흡입력있는 사극의 출발을 알렸다.
'궁중잔혹사'는 이날 방송에서 병자호란으로 극심한 피해를 받은 조선을 배경으로, 인조가 청나라에 굴복하며 머리를 땅에 찧은 삼전도 사건과 이로 인해 청나라에 백성들과 세자를 넘겨줘야 했던 당시 상황을 그려냈다.
드라마는 차근차근 시작했다. 인조(이덕화 분)가 굴욕적으로 머리를 찧는 내용에 초반 20분을 할애했고, 청나라에 끌려가는 백성들과 향후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인조의 모습이 비중있게 그려졌다. 머리에 피를 흘리며 절을 하는 인조의 모습, 이덕화의 안정된 연기는 드라마의 흡입력 있는 시작을 알리기 충분했다.

김현주가 맡은 주인공인 얌전(김현주 분, 이후 소용 조씨)의 당당하면서도 똑부러지는 성격도 묘사됐다. 이후 악녀로 변모하지만, 첫회 방송에서는 어쩔 수 없이 죽여야했던 오랑캐의 평온함을 빌어주는 순수함도 나타났다.
드라마는 기존 사극과는 표현 수위를 확연히 달리했다. 머리채가 잡힌 채 군사들에게 잡혀가는 부녀자들과 얌전이 청나라 군사를 칼로 찌르고 피를 뒤집어쓰는 장면 등이 자극적으로 그려졌다. 또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가기 전,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세자빈(송선미 분)의 가슴도 클로즈업했다.
아직 어지러운 궁중을 그리는데 집중, 여인 사극으로서의 '때깔'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 1회는 시대 배경을 묘사하는데 훨씬 더 중점을 뒀다. 이후 얌전의 성격 변화를 얼마나 설득력있게 그려내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작품은 1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모은 '무자식 상팔자'의 후속작. 이 드라마가 대중적으로 성공해 종편 드라마의 흥행 열기를 이어갈 것인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 기존 사극과 차별화된 자극성으로 중장년층 시청자를 사로잡을 순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훨씬 더 자극적인 미국드라마에 익숙한 20~30대 시청자들에게 극 배경을 설명하는 위엄있는 내레이션과 비교적 천천히 진행되는 사건 속도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
이 드라마는 인조 시대를 배경으로 사랑과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악마가 되어가는 ‘조선 최고의 악녀’ 소용 조씨와 ‘왕의 여인’들의 처절한 궁중 암투를 다루겠다는 기획 의도다. '욕망의 불꽃', '인수대비' 등으로 흡입력 있는 필력을 과시해왔던 드라마계의 원로 정하연 작가와 '개인의 취향' 등 색깔 있는 연출력을 발휘했던 노종찬 PD가 힘을 합쳐 정통여인 사극을 표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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