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에서 꽁치가 됐네."
롯데 자이언츠 우완 김수완(24)은 2010년 선발진에 깜짝 등장하며 5승 2패 63⅓이닝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해 기대감을 높인 김수완은 2011년 잠시 부진했으나 지난해 불펜으로 활약하며 24경기 40⅔이닝 2승 평균자책점 3.76으로 제 몫을 했다.
김수완의 가장 큰 고민은 체중이다. 키는 185cm로 투수로서 이상적인 키를 갖고 있지만 몸무게는 70kg이 채 나가지 않는다. 본인을 비롯해 코칭스태프는 김수완의 체중을 불리기 위해 줄기차게 노력하고 있으나 원래 체질 상 살이 잘 찌지 않아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그랬던 김수완이 올해는 체중 증량에 성공했다. 김수완을 바라보던 김시진(55) 감독은 "수완이가 멸치에서 꽁치가 됐다. 이제 살이 좀 쪘다"고 흡족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어 김 감독은 "이제 조금만 더 찌우면 고등어까지 되겠다"고 말했다.
김수완 역시 불어난 몸에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사실 매년 살을 찌우기 위해 노력했으나 실패했던 김수완이다. 작년 전지훈련 때는 코치들이 김수완의 식사를 지켜보고 고열량의 과자나 빵 등을 꾸준히 주면서 다 먹도록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렇지만 원래 식사량이 적은 김수완에게는 고역이었다. 오히려 체중이 스트레스가 되면서 살이 더 안 붙기도 했다.
김수완은 "살 찐 거 알아보겠냐"고 반색하더니 "사실 이번 겨울에 8kg정도 쪘다. 작년까지 67~8kg정도 나갔는데 이제 75kg가 됐다. 한 5kg만 더 찌워서 80kg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번 겨울에는 정민태 투수코치가 김수완 살찌우기에 나섰다. 김수완은 "코치님이 열량이 높은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을 계속 갖다 주시면서 자기 전에 꼭 챙겨먹으라고 하셨다. 덕분에 살이 불어났다"고 미소 지었다.
그렇다면 왜 김수완은 살을 찌워야 할까. 사실 김수완의 최고구속은 145km까지 나와 우완투수로는 부족하지 않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공에 무게감을 더하기 위해서"라며 "체중이 있어야 공에 무게를 싣기 쉽다. 공에 힘이 있어야 타자가 정타로 치더라도 뻗지 않는다. 오승환의 공이 좋은 건 그런 이유"라고 설명한다.
직구와 포크볼,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김수완이지만 공이 다소 가볍다는 지적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김수완은 "아직 체중을 불려서 내 공이 달라진 건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정민태 투수코치님 지도를 받아 투구 밸런스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올 시즌 김수완이 체중 증량의 효과를 얼마나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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