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돌아온 '땅꾼' 이재곤, 무엇이 달라졌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3.24 06: 02

롯데 자이언츠 잠수함 이재곤(25)이 선발 모의고사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이재곤은 23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 5이닝 5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87개, 직구 최고구속은 140km까지 나왔고 싱커와 체인지업, 투심 패스트볼,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했다.
최근 2년 동안 이재곤은 캠프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며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정작 정규시즌에 들어가서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두는 일이 반복됐다. 올해도 이재곤은 전지훈련 캠프에서 모범생으로 꼽혔다. 그렇지만 지난 2년과는 다르다.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친 이재곤이 깜짝 활약을 한 건 지난 2010년. 그 해 이재곤은 8승 3패 124이닝 평균자책점 4.14로 깜짝 활약을 펼치며 롯데 마운드의 희망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2011년은 선발 경쟁에서 밀리며 3승 5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6.35, 2012년은 단 8경기에 나와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9.39만을 남겼다.
지난날의 영광도 벌써 3년 전의 이야기다. 그렇지만 이재곤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2경기에 등판, 10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80으로 호투했다. 모두 5이닝씩 소화해 5선발 후보로는 확실하게 자리를 굳힌 모습을 보여줬다.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투수코치는 이재곤을 두고 "기량이 많이 성장했다.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사이판 캠프에서부터 주목했다. 과연 이재곤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우선 제구력이 안정을 찾았다. 2010년 124이닝동안 31개의 볼넷을 허용해 9이닝 당 2.25개의 볼넷을 허용했던 이재곤은 2011년 9이닝 당 3.97개로 오르더니 2012년에는 9이닝 당 8.21개로 폭증했다. 커브 장착에 실패하며 투구 밸런스를 잃어버렸고 심리적으로 위축되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시 안정을 찾은 이재곤이다. 시범경기에서 이재곤은 10이닝동안 3개의 볼넷을 허용, 9이닝 당 2.7개 수준으로 낮췄다. 23일 경기 후 이재곤은 "지난 시범경기 선발등판과 비교했을 때 볼넷이 없었는데 오늘은 3개나 나왔다. 볼카운트 싸움에서도 초반 공격적으로 가지 못한 게 아쉬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마운드에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이재곤은 "지난 2년 동안 마운드에서 너무 생각이 많았다. 이제는 내가 던질 공만 생각하기로 했다"면서 특히 "먼저 떠난 친구 (이)두환이를 생각해서라도 잘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마운드에서 잡념이 많아지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자신감 역시 함께 떨어지기 마련이다. 2년 동안의 부진에서 이재곤은 드디어 해답을 찾았다.
이재곤은 "결과는 만족하는 편이다. 앞으로 투구내용에 있어서 집중하고 공격적인 운용 하도록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자신의 투구를 놓고 만족한다는 말을 할 정도로 자신감을 되찾은 이재곤이다. 여기에 간단하게 생각하는 걸 우선시하기로 했다. 그는 "5선발 두고 고민할 게 아니라 내 공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제야 자신의 장점을 확실하게 깨닫게 된 이재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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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박준형 기자,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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