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나랑 신나게 하겠다고 약속했잖아".
두 세트를 연달아 따내고 좋은 분위기에서 갑자기 흐름이 꺾였다.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서가던 상황에서 GS칼텍스에 3세트를 내줘 2-1이 된 IBK기업은행의 이정철 감독은 세트가 끝난 후 김희진(22)을 불렀다.
"득점은 못하더라도 파이팅하고 적극적으로 뛰어다니고, 패기있는 모습을 보여라." 이 감독이 김희진에게 주문한 내용이다. 경기를 잘하려고 하지 말고 코트 안의 분위기를 잡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 바로 이 것이 이 감독이 김희진에게 바라는 단 한 가지였다.

IBK기업은행은 23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 경기서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3-1(25-22, 25-21, 21-25, 25-19)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IBK기업은행은 5전 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안정된 수비로 든든히 뒤를 받친 윤혜숙과 남지연은 물론, 62점을 합작한 삼각편대의 활약이 가장 컸다. 특히 알레시아는 35득점(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2개)으로 트리플크라운급 활약을 펼치며 상대의 추격을 뿌리치고 챔피언결정전 첫 승을 따내는데 가장 큰 공헌을 했다. 박정아 역시 17득점으로 알레시아와 함께 삼각편대의 한 축을 받쳤다.
김희진도 기록면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10득점, 블로킹 1개에 서브 에이스 1개. 하지만 이 감독은 "10득점에 공격 성공률도 높지만 실질적으로 보여지는 각인된 플레이가 없었다"며 남은 경기의 보완점으로 김희진의 플레이를 꼽았다.
"김희진이 경쾌하게, 신나게 좀 해줘야한다. 그래서 3세트가 끝나고 희진이를 따로 불러서 이야기를 좀 했다"고 전한 이 감독은 "김희진과 박정아는 젊은 선수인만큼, 뛰어다니면서 파이팅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잘한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칭찬했다. 4세트 중반, 베띠의 백어택을 블로킹으로 확실하게 잡아낸 점에 대해 "야무지게 잘했다"며 칭찬한 이 감독은 "그런 부분을 높이 사줄 수 있다. 자기가 느껴서 그런 플레이를 했을 것이다. 이제 2차전에서는 더 잘해주리라 기대한다"며 김희진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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