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현주와 전태수가 JTBC 주말 특별기획드라마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이하 궁중잔혹사)를 통해 각각 연기변신, 3년 만의 복귀에 성공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궁중잔혹사’(극본 정하연, 연출 노종찬) 1회분에서 병자호란으로 청나라 군사들이 백성들을 부녀자들을 잡아 가고 약탈을 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극 중 김현주는 인조의 후궁이자 조선 최고의 팜므파탈인 소용 조씨 역을, 전태수는 소용 조씨의 첫사랑이자 숨겨진 정인 남혁 역을 맡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현주와 전태수가 조용하면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현주는 얌전(김현주 분, 이후 소용 조씨)의 당당하면서도 똑 부러지는 성격을 맛깔나게 소화했다. 오랑캐가 마을에 나타나 어수선한 가운데 얌전은 “차라리 오랑캐에게 잡혀가는 게 낫다”며 낮잠을 청하는 배짱을 보였다.
또한 오랑캐가 자신의 어머니를 죽이려고 하자 칼로 죽이고 터지는 피를 그대로 맞아 섬뜩함을 연출했다. 이뿐 아니라 죽은 오랑캐를 내버려 두지 않고 남혁의 도움을 받아 땅에 묻고 영혼의 평온함을 빌어주기까지 했다.
때로는 천진난만하고 서슴지 않고 오랑캐를 살해하는 연기를 소화,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 ‘바보엄마’ 등 그간의 작품에서 단아하면서 도시적인 이미지를 선보였던 김현주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앞으로 악랄한 악녀로 변모할 김현주의 연기를 기대케 하는 방송이었다.
음주 폭행으로 자숙의 시간을 가진 뒤 3년 만에 정극에 복귀한 전태수는 시청자들에게 반가움을 선사했다.
전태수가 맡은 남혁은 선조시대에 예조참판을 지냈던 사대부 집안의 자제였지만 역적으로 몰려 집안이 몰락하면서 처참한 삶을 살게 되는 인물. 가난에 허덕이면서도 유일한 가족인 노모를 부양하기 위해 특유의 바른 성격과 기품을 잃지 않는 꿋꿋한 면모를 갖고 있다.
첫 회에서는 얌전이 자신이 죽인 오랑캐를 묻는데 도와달라고 요청하자 조용히 곡괭이를 들고 나와 함께 묻었다. 많은 대사 없이 눈빛만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했고 방송 말미 삿갓을 쓴 모습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한편 ‘궁중잔혹사’는 왕의 사랑에 끊임없이 허덕이며 왕을 독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건 도박도 서슴지 않는 궁중 여인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로 최고의 팜므파탈 소용 조씨와 궁중 여인들의 암투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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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궁중잔혹사’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