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08, 두산 ‘김동성 트리오’ 재발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3.24 06: 42

5년 전 클린업 트리오로 다시 한 번 도약을 노린다. 두산 베어스가 김현수(25)-김동주(37)-홍성흔(36)으로 이어지는 ‘김동성’ 클린업 트리오로 올 시즌을 치르게 된다.
시범경기를 통해 클린업 트리오 구도를 ‘김성주(김현수-홍성흔-김동주)’로 가느냐 ‘김동성’으로 가느냐를 시험하던 두산은 개막 엔트리를 대략적으로 확정지은 동시에 클린업 트리오 구도 또한 김동성 트리오로 확정지었다. 이 트리오는 지난 2008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 당시 중심 타선을 지켰으나 시즌 후 홍성흔이 프리에이전트(FA)로 롯데 이적하면서 해체된 바 있다.
김진욱 감독은 “현수-동주-성흔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를 확정지었다”라고 밝힌 뒤 “6번 타자로 나설 최준석까지 포함했을 때 네 명 중 두 명만 터져도 커다란 득점력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라며 기대감을 비췄다. 시범경기 초반만 하더라도 김 감독은 4번 타자를 김동주에게 맡기느냐 홍성흔을 새로 중용하느냐를 고민했으나 선구안 면에서 우월한 김동주를 4번에 배치하고 홍성흔에게 클러치 능력을 기대하는 쪽으로 노선을 잡았다.

이들은 2008시즌 모두 맹활약을 하며 두산 타선의 힘을 높였던 바 있다. 김현수는 풀타임 2년차 시즌이던 그 해 3할5푼7리(1위) 9홈런 89타점을 기록하며 일약 3번 타자 자리를 꿰찼다. 부동의 4번 타자 김동주는 5년 전 3할9리 18홈런 104타점(2위)을 올리며 두목곰의 위력을 뽐냈다. 직전 해 포수 포지션 포기를 놓고 야구 인생의 위기를 맞았던 홍성흔은 3할3푼1리(2위) 8홈런 63타점으로 리바운딩에 성공한 해를 보냈다.
김현수의 경우는 최근 몇 년 간 자신을 둘러싸던 스탯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편하게 자기 스윙을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자존심에 치명타를 입으며 팀 내 입지에서도 위기감을 느꼈던 김동주는 그 어느 때보다 훈련 몰입도를 높이며 두목곰으로서 쉽게 자리를 내줄 수 없다는 자존심을 보여줬다. FA 재취득으로 두산 복귀한 홍성흔은 “못하면 고스란히 비난이 된다”라는 각오로 호성적의 당위성을 스스로 강조하고 다짐 중이다.
변수는 있다. 김현수의 경우는 우리 나이 스물 여섯으로 한창 전성기를 달릴 시기지만 김동주와 홍성흔은 어느새 30대 후반의 베테랑이다. 기량 저하나 갑작스러운 부상이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김동주는 최근 몇 년 간 크고 작은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홍성흔은 2010년 3할5푼 26홈런 116타점 커리어하이 이후 약간 페이스가 떨어지기도 했다. 기술적인 부분을 떠나 클린업 트리오 중 두 명이 30대 후반이라는 점은 불안 요소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김동성 트리오의 순조로운 재발진을 위해서는 팀은 물론 선수 당사자들의 확실한 관리가 필요하다. 무릎 수술 후 빠른 회복세를 보여주는 최준석과 현재 2군에서 다시 페이스를 가다듬고 있는 윤석민 등이 김동주-홍성흔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 선수단 운용에 있어서는 최고의 보험일 수 있지만 거액을 들여 잔류시키고 영입한 FA 베테랑들이 부진에 빠진다면 구단 입장에서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닐 것이다.
“시범경기에서 세 명의 활약이 아직은 미진하지만 페넌트레이스 때 충분히 화력을 내뿜을 수 있는 타자들이다. 믿고 있다”라며 기대감을 비춘 김 감독. 5년 만에 다시 출격하는 김동성 트리오는 두산 선수단의 목표 달성 길잡이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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