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 4’(이하 ‘우결4’)가 11년차 연인 조정치와 정인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에도 시청자들의 호응을 응집시키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우결4’는 현재 조정치·정인, 정진운·고준희, 황광희·한선화 등 세 커플로 구성돼 있다. 특히 조정치와 정인은 11년간 교제한 실제 연인으로 올해 초부터 이어진 진정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제작진의 묘수였다.
두 사람은 '우결4'에 투입된지 벌써 3주차가 됐다. ‘무한도전’을 통해 주목받기 시작한 조정치와 소울 여가수의 대표주자 정인의 사랑은 11년이 흘렀어도 순수했다. 홍대 근처에서만 생활하는 두 사람은 스스로도 서울에서 대전보다 가기 힘들다는 잠실 놀이공원에서 데이트를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예쁜 인테리어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다. 주변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커플이지만 이들에게는 비범한 매력이 숨어 있다.

주변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들의 사랑을 11년째 단단하게 키워가는 순수함이다. 여자친구에게 찰흙인형을 직접 만들어서 주는 로맨틱한 남자 조정치와 그가 잘 생겨서 만난다는 털털한 여자 정인은 보고만 있어도 시청자들을 미소 짓게 만드는 ‘힐링커플’이다. 이들은 또한 장수 커플이기에 편안하지만, 서로를 아끼는 로맨틱한 면모가 있기에 지루하지 않은 커플이기도 하다.
일단 제작진이 실제 커플인 두 사람을 투입한 것은 적절했다. 진정성을 회복하는데 있어서 두 사람만큼의 효과를 거둘 자도 없을 터다. 조정치와 정인의 매력은 방송이 흐를수록 배가 되지만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여전히 신통치 못하다. 두 사람을 비롯한 세 커플의 활약이 묻히는 아쉬움이 계속되고 있는 것. 지난 23일 방송에서 6.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시청자가 한데 모이는 주말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우결4’가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흡인력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들의 가상결혼이라는 큰 틀 안에 미묘한 감정변화와 돌발상황으로 재미를 만드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벌써 수년째 큰 변화 없이 반복되는 구성은 매력으로 무장한 새 커플의 분투에도 새로운 시청자들을 유인하는데 있어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사실 ‘우결4’만큼 장수 예능 프로그램은 많다. 하지만 유독 이 프로그램이 혹평에 시달리는 것도 진부한 구성이 주는 식상함 때문일 터다. '우결4'는 확실히 아직도 위기다. 조금 김이 빠졌다고 해서 커플들을 갈아치우는 단기적인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이 바닥에서 선수로 불리는 제작진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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