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의 범람 속 진정한 힐링 영화가 등장한다.
개봉을 앞둔 '송 포 유'(폴 앤드류 윌리엄스 감독)는 지금껏 아내 메리언(바네사 레드그레이브) 이외에는 남들과 제대로 인사도 나누지 않았던 까칠한 주인공 아서(테렌스 스탬프)가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연금술사' 합창단에 들어가 서서히 세상과 소통해나가는 모습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려낸 영화.
'송포유'는 진정한 '힐링 무비'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지친 현대인들을 치유해준다는 '힐링' 코드가 대중 문화 전반에서 대유행인 가운데, 영화계에서도 '힐링'을 내세운 작품들이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만큼 힐링의 진정성 또한 중요한 데 '송포유'는 진정으로 힐링을 원하는 관객들의 마음을 청소시켜 줄 만한 영화다. 어떤 자극도 양념도 없지만 만든 사람의 진심과 정성이 담긴 소울 푸드처럼 단순히 웃음과 눈물이라는 흥행 공식을 넘어 진정성 있는 이야기로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든다.
사랑하는 그녀, 메리언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기 위해 합창 오디션에 도전하는 아서는 처음에는 배척하고 싫어했던 연금술사 합창단으로 인해 점점 그 자신의 마음 속 아픔과 상처를 치유해 간다. 아서와 죽음을 앞둔 메리언의 모습을 통해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게 아님을, 그리고 상처를 보듬고 치료해주는 사랑의 힘을 온전히 느끼낄 수 있다.
하지만 절대 '오버스럽지 않다'는 것이 이 영화의 큰 강점이다. 충분히 보는 사람의 눈물을 쏙 뺄 수 있는 이야기인데도, 영화는 시종일관 담백한 시선을 유지한다. 영화의 마지막은 너무나 군더더기 없어 보는 사람이 당황할 정도인데 그래서 오는 여운의 파동은 상당하다.

또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이 나이 지긋한 노년의 어르신들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 바 처럼 '송 포 유'는 주인공들의 가슴 울리는 이야기 뿐 아니라 노인 합창단의 도전기를 재미있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내 웃음을 자아낸다. 도전과 열정의 아름다움은 나이와는 절대 비례하는 것이 아님을 이 영화가 보여준다.
19금 성인동화로 화제를 모은 '헨젤과 그레텔 : 마녀 사냥꾼'의 섹시한 젬마 아터튼이 푸근하고 귀여운 선생님으로 변신한 모습도 재미있다. 영국 출신인 젬마 아터튼은 요즘 할리우드에서 '잘 나가는' 스타로 우리 관객들에게는 '타이탄', '페르시아의 왕자:시간의 모래' 등으로 익숙하다. 고혹적인 섹시함을 갖춘 그가 '송포유'에서는 아서의 상처를 적극적으로 치유해주는 따뜻한 음악 교사로 분해 '동일 인물이 맞나?'란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영국영화인 '송 포 유'가 지난 해 '언터처블 1%의 기적'의 흥행을 이어받아 다시한 번 국내에서 유럽영화의 기적을 일으킬지 기대가 모아진다. 4월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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