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강한 류현진, 괴물의 본능이 살아났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24 13: 31

LA 다저스 류현진(26)이 시범경기 개막 후 최고의 피칭으로 사실상 개막 두 번째 선발을 확정지었다. 갈수록 강해지는 괴물의 본능이 살아났다. 
류현진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 카멜백랜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1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막았다. 시범경기 개막 후 첫 퀄리티 스타트로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경기 초반은 좋지 않았다. 1회 화이트삭스 1번타자 알레한드로 데아자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계속된 2사 3루에서 폭투로 첫 실점을 허용했다. 2회에도 선두타자 타일러 플라워스에게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맞은 뒤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내줬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3회부터 류현진은 거의 완벽했다. 4회 선두타자 제프 케핑거에게 볼넷을 내준 게 유일한 출루 허용. 3회 이후로는 1볼넷 노히트 피칭이었고, 5~7회에는 3연속 삼자범퇴로 퍼펙트 피칭을 자랑했다. 2회까지 38개에 달한 투구수도 3~7회에는 60개로 최소화했다. 
경기 초반에는 조금 흔들리는 모습이었지만 3회부터는 안정감을 찾으며 이닝을 거듭할수록 점점 더 위력적인 피칭을 거듭했다. 타순이 한 바퀴 돌고, 두 바퀴가 돈 다음에도 화이트삭스 타자들은 좀처럼 류현진의 공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류현진의 패스트볼 힘과 능수능란한 변화구에 말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류현진은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등 사용할 수 있는 공들을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제구했다. 3회부터 7회까지 5이닝 사이 아웃카운트 15개 중 9개가 뜬공이었는데 외야 밖으로 제대로 뻗어나간 타구가 없었다. 내야 뜬공과 직선타가 2개씩 4개였다. 패스트볼-변화구를 모두 결정구로 삼으며 적절하게 맞혀 잡았다. 
삼진을 잡은 공도 다양했다. 1회 애덤 던의 헛스윙을 이끌어낸 것도 몸쪽 높은 코스의 힘있는 패스트볼이었고, 3회 데아자도 바깥쪽 낮은 패스트볼로 체크스윙을 이끌어내며 삼진. 4회 플라워스를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5회 스티브 톨레슨은 몸쪽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 6회 앙헬 산체스는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요리했다. 체인지업 뿐만 아니라 몸쪽 패스트볼도 결정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한국에서 류현진은 이닝을 거듭할수록 더 강해지는 투수였다. 이날 경기에서도 류현진은 경기 초반 흔들렸지만, 갈수록 점점 더 위력적인 피칭을 펼쳤다. 시범경기 전체를 통틀어도 경기를 치를수록 조금씩 더 좋아지고 있다. 조금씩 괴물의 본능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개막 두 번째 선발등판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다. 
한편 류현진은 이날 타석에서도 안타를 때려내며 시범경기 첫 안타를 기록했다. 상대 투수는 사이영상에 빛나는 제이크 피비여서 더욱 빛낫다.
이날 경기는 장단 12안타를 몰아친 다저스가 10-4로 승리했고 호투한 류현진은 시범경기 2승째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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