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생존자’ 김용의, 화려한 맹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3.24 15: 46

데뷔팀을 상대로 맹타를 터뜨리며 활약했다. 올 시즌 LG 트윈스 1루 주전 후보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또치’ 김용의(28)는 높아진 존재 가치를 전 소속팀 앞에서 유감없이 내뿜었다.
김용의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 최종전에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회 쐐기 2타점 우중간 적시타 포함 3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팀의 3-2 승리에 공헌했다. 결승타 주인공은 손주인이었으나 김용의의 2타점이 없었다면 막판 두산의 추격 파도에 말렸을 수 있었다.
선린인터넷고-고려대를 거쳐 2008년 2차 4라운드로 두산에서 데뷔한 김용의는 대학 시절 오현근(두산)과 함께 발 빠른 중심 타자로 활약했다. 내야는 물론 코너 외야수로도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이 김용의의 장점이었다.

그러나 김용의는 입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해 6월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우완 이재영(SK)과 함께 LG로 가고 두산이 포수 최승환(한화)과 외야수 이성열(넥센)을 받은 트레이드였다. 2011년까지만 해도 김용의는 이 트레이드에서 없는 사람 취급까지 받는 수모 속에 살아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승환은 채상병(삼성)과 함께 안방을 양분했고 이성열은 2010시즌 두산에서 24홈런을 때려내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재영은 잠시 LG 뒷문을 맡았으나 김용의는 군 입대 전까지 LG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09시즌에는 1군 출장 없이 군 복무를 계획했으나 상무 테스트에 합격하지 못하고 의장대로 현역 입대하는 비운을 맞았다. 5년 전 트레이드에서 김용의의 존재감을 제대로 인식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2012시즌 중반부터 지금으로 시점을 옮겨보면 트레이드 승자는 오히려 김용의가 될 수 있다. 김용의는 지난해 내야 유틸리티 요원으로서 83경기 2할4푼7리 2홈런 21타점 5도루로 힘을 보탰고 올 시즌에는 그 기대치가 더욱 커졌다. 1루 주전 경쟁 후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경기 후 김용의는 "경기 전 컨디션이 좀 좋았다. 코칭스태프께서 타격 자세에 대한 조언을 하셔서 이를 듣고 보완해 경기에 임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평생 한 번 올까말까한 기회인데 놓치지 않고 꼭 잡고 싶다. 매 경기 임무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김기태 감독도 김용의에 대해 “우리 팀에 없으면 안 되는 선수”라며 의장대 현역병 출신 병장을 믿고 있다. 한때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김용의는 이제 유일한 트레이드 생존자로서 드라마를 쓸 채비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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