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실점으로 승리하겠다".
카타르와 일전을 앞두고 있는 태극 전사들이 여느 때와 다름없이 24일 오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와중 최강희 감독은 4명의 주전 수비수를 결정한 뒤 훈련에 앞서 장시간 면담을 가졌다. 고심 끝에 내린 답은 자체 청백전에서 주전조의 포백 라인을 형성했던 박원재 곽태휘 정인환 오범석이다.
중대 일전이다. 한국은 2승 1무 1패(승점 7점)로 1경기를 더 치른 우즈베키스탄(2승 2무 1패, 승점 8)에 이어 조 2위에 올라있다. 초반 2연승에 비해 최근 최종예선에서의 흐름은 좋지 않다. 우즈베키스탄과 비긴 데 이어 이란 원정에서는 패배를 맛봤다. 시선을 평가전으로 넓혀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호주와 크로아티아에 연달아 패했다. 안방에서 상대하는 카타르는 분위기 쇄신과 함께 순탄한 본선행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다.

카타르의 밀집 수비를 깰 날카로운 창도 있어야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상대 역습에 대처할 단단한 방패도 필요하다. 최강희호의 좌측면 수비를 책임질 박원재(29, 전북 현대)는 최 감독과 면담 후 기자들과 인터뷰서 "감독님께서 '수비진이 무실점을 해야 공격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꼭 무실점으로 승리하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그간 좌우 풀백은 숱한 고민에도 해답을 찾지 못했다. 당초 런던 올림픽을 통해 급부상한 윤석영이 이란전에 이어 좌측면을 꿰찰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퀸스 파크 레인저스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며 실전 감각이 무뎌진 것이 흠이었다. 최 감독은 지난 2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자체 평가전에서도 박원재를 주전조에 내세웠다. 앞서 최종예선 4경기에서는 중용을 받지 못했다. 이란 원정길에 한 차례 동참했으나 윤석영에 밀려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카타르전서 선발 출전하는 만큼 주전으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덜 다듬어진 조직력과 세트피스 실점으로 고민을 안았던 수비진이다. 수비라인의 불안함을 지워야 한다. 박원재는 "조직력이 부족한데다가 세트피스 실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면서도 "(정)인환이와 전북에서 같이 뛰고 있고, (곽)태휘 형과 (오)범석이도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어 문제가 없다"며 톱니바퀴 조직력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원재는 이어 "카타르전을 꼭 승리로 장식해 다음 경기(레바논 원정)를 편하게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결전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최강희호는 오는 26일 밤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타르와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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