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에서 드러난 판도, 3강4중2약?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25 06: 17

시범경기가 마무리되면서 프로야구 9개팀들의 전력과 시즌 판도가 조금씩 베잇을 벗기 시작했다. 정규시즌 개막까지 5일을 남겨둔 시점에서 각 팀마다 최종 리허설을 마친 가운데 시범경기에서 드러난 2013시즌 전력 판도는 어떻게 될까. 
▲ KIA-두산, 삼성 대항마?
시범경기에서 가장 강한 전력을 과시한 팀은 KIA였다. 9승2패 승률 8할1푼8리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에 올랐다. 투타에서 빈틈없는 전력을 자랑했다. 팀 평균자책점 2위(2.34) 타율 1위(0.299). FA 김주찬 영입 효과로 팀 전체에 큰 활기가 생겼다. 내부 경쟁 체제가 강해졌고, 부상 변수에 대비할 수 있는 팀이 됐다. 여기에 앤서니 르루가 4세이브 6⅓이닝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뒷문 강화에도 성공했다. 시범경기에서 윤석민·김진우가 던지지 않았고, 이용규·이범호·김상현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 폭발력은 어마어마할 수 있다. 

두산의 힘도 돋보였다. 6승4패1무 승률 6할로 SK·넥센과 함께 공동 2위에 랭크됐다. 기존의 주전 전력 뿐만 아니라 백업 선수들의 기량이 눈에 띄게 향상돼 김진욱 감독의 행복한 고민이 깊어졌다. 야수진만 놓고 보면 1~2진을 넘어 3진까지 가능할 정도로 완벽하다. 11경기에서 실책을 1개만 기록할 정도로 수비도 물샐틈없다. 니퍼트·노경은·김선우의 선발진도 든든하고 정재훈·이재우가 돌아온 불펜도 양적으로 풍부해졌다. 새 외국인 투수 게릿 올슨과 마무리 홍상삼이 확실하게 자리잡는다면 부상 변수가 많은 장기레이스에 가장 강한 팀이 될 수 있다. 
KIA와 두산의 위협 속에서 '디펜딩 챔피언' 삼성은 움츠러들었다. 2승6패3무 승률 2할5푼으로 9개팀 중 최하위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삼성의 시범경기 성적을 액면 그대로 보는 야구 관계자는 거의 없다. 어차피 올라갈 팀은 올라간다. 다만 지난 2년과 비교할 때 마운드에서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게 불안 요소다. 외국인 투수들이 아직까지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으며 정현욱과 권오준의 이적과 부상 공백에 따른 불펜 약화를 무시할 수 없다. 지난 2년에 비해 KIA와 두산처럼 전력이 훨씬 강한 팀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도 변수다. 
▲ SK·넥센·롯데·LG, 4강 한 자리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는 보여지는 전력 그 이상이 있는 팀이다. 김광현·박희수·엄정욱 등 주축 투수들이 전열에서 빠졌는데도 시범경기에서 2점대(2.99)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4위에 오르며 시범경기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투수 크리스 세든과 조조 레이예스가 새로운 원투펀치로 떠오르며 희망이 되고 있다. 이기는 법을 아는 선수들이 야수진에 대거 포진해 있고, 투수진의 부상병들이 돌아오는 시점에서 선두권을 위협할 수 있는 팀으로 주목된다. 
창단 첫 4강 진출에 도전하는 넥센도 어느 때보다 기대되는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6승4패1무의 성적은 두산·SK와 공동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11경기에서 무려 21개의 도루를 성공시킬 정도로 염경엽 감독 체제에서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가 완전히 뿌리내렸다. 심지어 홈런도 11개로 가장 많다. 파워-스피드를 두루 갖춘 팀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관건은 언제나처럼 투수진인데 강윤구·장효훈·한현희의 성장이 중요해졌다.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3승7패1무로 8위에 그치며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만만하게 볼 수 없다. 시범경기 팀 평균자책점 1위(2.34)가 바로 롯데였다. 수년간 쌓아온 투수력이 여전히 롯데를 먹여 살리고 있다. 이적생 김승회·홍성민의 가세로 기존 투수들까지 경쟁 체제가 형성돼 선발-구원 가릴 것 없이 두터운 투수층을 구축했다. 팀 전력의 70%를 차지하는 투수력이 있기에 쉽게 무너질 팀은 아니다. 다만 경기당 평균 2.81득점은 시범경기 최저의 기록이었는데 최소한의 공격력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LG도 지난해와 비교할 때는 전력이 많이 나아졌고, 중위권 싸움에 도전해 볼 만한 전력으로 평가된다. 벤자민 주키치와 레다메스 리즈의 원투펀치가 건재하고, 유원상-정현욱-봉중근으로 이어지는 불펜 승리조도 확실하다. 그러나 시범경기 팀 평균자책점(4.53) 타율(0.226) 모두 8위에 그칠 정도로 기본적인 전력에는 물음표가 붙어있다. 토종 선발투수 중 검증된 투수가 없고, 최적화된 타순도 아직 찾지 못했다. 중위권 전력 중에서는 가장 떨어지기에 분위기를 어떻게 타느냐가 중요하다. 
▲ 한화-NC, 첫 9위의 굴욕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2약은 역시 한화와 NC다. 한화는 지난해 포함 최근 4년간 3차례나 최하위에 그친 약팀이고, NC는 올해가 1군 데뷔 첫 해가 되는 신생팀이다. 객관적인 전력이 약한 팀들이기에 전력이 강화된 중상위권 팀들과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히려 세간의 관심은 과연 어느 팀이 첫 9위의 굴욕을 피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4승7패1무로 7위에 올랐다. 김응룡 감독 체제에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임기영과 한승택 정도를 제외하면 눈에 확 띄는 신인급 선수는 보이지 않았다. 바티스타-이브랜드-김혁민-유창식의 선발진, 송창식-안승민의 필승조, 김태균-김태완-최진행의 클린업 트리오 외에는 어느 하나 정해진 게 없다. 이들을 대체할 만한 자원 역시 마땅치 않기 때문에 장기레이스를 버틸 힘도 떨어진다. 리빌딩 기간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NC에 져서는 안 된다는 선수단의 부담감도 크다. 
NC는 시범경기에서 기대이상 선전을 펼쳤다. 5승6패1물 5할에 근접한 승률로 LG와 공동 5위에 랭크됐다. 홈런은 2개로 공동 7위였지만, 2할5푼8리의 팀 타율은 공동 2위의 기록이었다. 장타자는 많지 않아도 따발총 같은 집중력이 있다. 평균자책점도 3.26로 5위에 랭크돼 만만치 않았다. 외국인 투수 3인방과 이재학·노성호·이성민등 젊은 투수들이 즉시 전력의 힘을 보여줬다. 그러나 신생팀의 티를 벗지 못한 부분이 있으니 바로 수비다. 실책이 무려 16개로 시범경기 최다였다. 수비가 강하지 않으면 버틸 힘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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