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 예능 최강자’의 타이틀을 앞세워 승승장구 하던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시들해진 모양새다. ‘개콘’은 20%대를 웃돌던 시청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5일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4일 방송된 ‘개콘’ 시청률은 14.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방송분(15.8%) 보다 0.9%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개콘’은 지난 10일 방송분의 시청률이 5.0% 대폭 하락하며 기록한 15%대의 시청률마저 무너졌다.
본격적인 꽃놀이 철이 시작되기 전이지만 3월이 되고나서 ‘개콘’의 시청층이 빠르게 빠져나갔다는 것은 다소 의외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백년의 유산’은 흔들림 없는 시청층을 과시하며 전국 시청률 19.6%, SBS ‘돈의 화신’은 15.3%을 기록, ‘개콘’을 눌렀다.

때문에 현재의 ‘개콘’에는 위기론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다. ‘개콘’은 공개코미디의 선구자인 동시에 절대 강자로 주말 밤 등교와 출근을 앞둔 시청자의 마지막 안식처가 되어 주며 큰 사랑을 받았지만 경쟁자가 전무한 탓에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지적이 끊임없었다.
하지만 ‘개콘’은 계속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현재 ‘생활의 발견’과 ‘불편한 진실’, ‘네가지’, ‘아빠와 아들’, ‘정여사’, ‘거지의 품격’ 등의 장수 코너와 ‘거제도’, ‘위캔척’, ‘나쁜사람’, ‘건달의 조건’, ‘애니뭘’, ‘전국구’, ‘버티고’, ‘왕해’ 등의 새코너는 ‘개콘’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으며 새 코너를 통해서는 새로운 얼굴이 대거 무대 위에 등장하며 세대교체를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또 지난 24일에는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황현희표 개그, ‘리얼토크쇼’가 무대에 올라 또 한번 ‘개콘’의 허리를 단단히 받쳐줄 태세를 마쳤다. 그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코너 ‘멘붕스쿨’이 폐지된 지금, ‘리얼토크쇼’는 또 하나의 장수코너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절대적인 수치를 놓고 볼 때 주말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15%대라는 것은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일요 예능 프라임시간대 1위를 기록한 SBS ‘일요일이 좋다’도 14.6%의 시청률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오랜 기간 일요 예능 왕좌를 지켰던 ‘개콘’의 급격한 시청률 추락이 이색적인 일로 보여지는 것은 ‘개콘’에 대한 시청자의 믿음이 확고했다는 것의 반증인 셈이다.
시청률이 낙하한 ‘개콘’은 재도약할 날개를 스타 개그맨의 탄탄한 개그 위 신선한 코너 수혈과 자연스러운 신구개그맨의 세대교체 등으로 정비, 따뜻해지는 날씨에 빼앗기는 시청층의 시선을 잡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배우 송승헌이 ‘닥터진’의 방송을 앞두고 ‘장동건(신사의 품격)보다 개콘이 무섭다’고 말한 것은 실제 ‘개콘’의 대단한 위상의 단면을 보여준 예다. 경쟁 드라마를 긴장시키는 ‘개콘’의 날카롭고 신선한 개그는 잠시 웅크렸던 만큼 높이 비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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