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설경구, 투박한 말투에 담은 진심 '통했느냐'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3.03.26 08: 14

등장부터 순탄치 않았다.
배우 설경구가 21년 만에 처음으로 토크쇼 단독 게스트로 출연했다. "1년 전부터 섭외를 받았다"는 설경구는 처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험난한 1시간 30분을 예고했다. 굳이 스스로가 아니더라도 이번 '힐링캠프'는 방송을 앞두고 시청자들로부터 분분한 의견을 낳으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여러 루머에 시달리고 있는 설경구를 '굳이' 출연시켜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항의 표현이 시청자 게시판 등을 통해 전달됐다.
우여곡절 끝에 등장한 설경구는 으레 보여줬던 특유의 투박한 말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19금 개그를 구사하며 분위기를 띄웠고 사인을 요청했던 한 팬이 낯설어 하는 자신을 두고 "하기 싫으면 관두지 왜 인상 쓰고 XX이야"라는 인터넷 댓글을 남겼다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김민기 덕분에 연극판에 발을 들였고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던 중 영화 '오아시스', '박하사탕', '공공의 적'에 출연하며 연기력과 흥행성을 동시에 갖춘 배우라는 찬사를 듣기까지 있었던 일련의 이야기들도 화려하지는 않지만 나름의 솔직한 말투로 담아냈다.
이날 설경구는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 세 가지를 당부했다. 노래를 시키지 말 것, 영상편지를 요구하지 말 것, 울게하지 말 것. 총 2회로 구성된 '힐링캠프' 중 1회에서 설경구는 이미 금기사항 세 가지 중 두 가지를 스스로 깼다. 그만큼 숨김없이 자신의 감정에 충실했던 것이다.
그는 김민기가 제작진에 전달한 편지에 눈시울을 붉히더니 故(고)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다가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사실 설경구의 예능 출연이 화제를 모았던 이유는 아내이자 배우 송윤아와의 러브스토리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한 루머가 파다했던 만큼 사실을 궁금해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그의 마음앓이도 상당했을 터. 이와 관련한 내용은 다음 주 공개될 예정이다. 먼저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감정이 격앙된 설경구의 모습은 예상보다 셌다.
설경구의 서툰 방송 출연이 분분했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설경구 편 '힐링캠프'가 방송된 후에도 시청자 게시판에는 부정적인 늬앙스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는 설경구의 출연이 확정된 후부터 이어진 것으로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제작진에게도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그를 둘러싼 루머를 그가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해나갈지가 '힐링캠프'의 생명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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