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기태 감독의 시선은 분명했다.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의 숙원을 풀어줄 인물로 봉중근을 바라봤다.
김 감독은 25일 건국대학교 새천년기념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2013 시즌 키플레이어로 마무리투수 봉중근을 꼽았다. 감독 부임 당시였던 2011년 10월 “경기 후반 즉, 7, 8, 9회에 강한 팀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확인케 했다.
사실 봉중근은 검증된 전력이다. 지난해 선발투수에서 불펜투수로 보직을 이동, 40경기·38이닝을 소화하면서 26세이브(1블론 세이브) 평균자책점 1.18을 올렸다. 봉중근으로 인해 LG는 지난 10년 동안 풀지 못한 마무리투수 문제를 해결했고 마침내 확실한 승리 방정식을 만들었다. 팀 내 투수진 윈세어 수치 역시 9.85로 정상에 자리했다.

하지만 이대로 만족할 수 없다. 지난 시즌의 봉중근은 100% 컨디션이 아니었다. 2011년 6월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아 시즌 중반까지 재활 과정이었다. 2012년 6월 15일 이전까지는 연투에 임하지 못했고 시즌 초반에는 휴식을 위해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었다. 봉중근 마무리 카드는 레다메스 리즈의 마무리 기용이 3주 만에 실패한 것에 따른 긴급처방이었다.
차명석 투수코치 또한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서 “봉중근이 시즌 중반까지 연투가 안 됐음에도 마무리를 맡았었다. 감독님께서 부임 첫 해 강조하신 게 강한 뒷문이었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그래도 중근이가 해내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즉, 올해가 봉중근이 사실상 정상 컨디션에서 마무리투수를 맡는 첫 시즌이 된다. 140km 초중반대에 머물렀던 직구 구속을 선발투수로 활약했을 당시인 140km 중후반대로 올려놓을 가능성이 높다.
부침도 있었다. 작년 11월 왼쪽 어깨 재활 판정으로 일찍이 재활에 들어갔다. 그러나 초인적인 집중력과 회복력으로 시즌 개막을 앞두고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이미 지난 14일과 15일 시범경기에서 연투에 임했고 14일에는 최고 구속 145km를 찍었다. 지금 페이스라면 리그 최고의 좌완 마무리투수가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LG는 불펜 평균자책점 3.69를 마크했는데 이 부문에서 LG보다 앞에 자리한 팀은 삼성 롯데 두산 뿐이었다. 이제 LG 불펜진은 리그 정상을 응시 중이다. 지난겨울 삼성 투수진의 맏형 정현욱을 FA로 영입해 불펜진을 두텁게 했다. 봉중근 앞에 자리한 셋업맨 유원상과 이동현의 과부하를 막을 수 있는 확실한 투수가 추가된 것이다. 그리고 봉중근 또한 첫 풀타임 마무리투수로서 “목표는 끝판대장 오승환이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 시즌이 과정이었다면, 올 시즌은 결과다. 김기태 감독이 부임 당시부터 원했던 철벽 뒷문에는 정상 컨디션의 봉중근이 자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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