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의 실현인가.
KIA는 작년시즌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희생번트를 기록했다. 132개를 성공시켜 팀 창단 이후 최다기록을 세웠다. 2위 롯데(107개)보다 25개나 많았다. 전임 조범현 감독시절인 2010년과 2011년 세운 각각 109개를 훌쩍 넘어선 기록이었다.
선동렬 감독은 작년 전지훈련만해도 희생번트 작전을 자제할 것이라는 예고를 했다. 왜냐면 그때까지는 주전타자들 가운데 부상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강한 2번타자론을 앞세워 경기 초반 상대를 거세게 몰아쳐 득점력을 끌어올려 승기를 잡겠다는 포석이었다. 이른바 '닥공야구(닥치고 공격)'의 각오였다.

그러나 이범호와 김상현이 다치고 최희섭이 부진과 부상이 이어지면서 타선이 붕괴되자 닥공야구는 실현되지 못했다. 중심타선이 부실해지자 선두타자가 나가면 보내기번트 사인이 빈번해졌다. 당시 선 감독은 "펑펑 쳐주는 중심타선이 없다. 득점을 끌어올리니 번트를 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래서 희생번트가 132개까지 쌓였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강하고 적극적인 2번타자 김주찬을 영입해 타선보강에 성공했다.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이 모두 개막부터 정상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타선의 짜임새가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신이 주창했던 닥공야구를 펼칠 것인지 주목된다.
2번타자 김주찬은 번트보다는 공격을 선호한다. 작년 롯데에서는 11개에 그쳤다. 작년 KIA 2번타자로 활약한 김선빈은 25개였다. 톱타자 이용규가 출루할 경우, 혹은 9번 김선빈과 이용규가 출루할 경우 김주찬의 타격에 따라 KIA 공격의 패턴이 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작년보다는 희생번트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선동렬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9개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희생번트를 대지 않았다. 시범경기는 주로 타자들에게 맡기기 때문에 번트사인이 가급적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롯데는 8개, NC 7개, LG는 5개를 냈고 다른 구단도 1~3개 식은 나왔다. 그런데 KIA의 타격성적의 희생번트는 제로이다. 이것이 개막 이후 닥공을 예고하는 것인지, 아울러 KIA 공격패턴이 변할 것인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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