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각 팀 운명 좌우할 5명의 新마무리투수는?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3.26 14: 14

마무리투수는 특별한 자리다.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모든 관중과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성패에 따른 평가는 냉혹하다. 그야말로 성공해야 본전, 실패하면 패배의 원인이 된다. 
2013시즌 개막을 4일 앞둔 가운데 9개 구단 중 5개 팀이 새로운 마무리투수를 마운드에 올린다. 이들 중 짧게나마 마무리투수를 경험한 이들이 있는 반면, 몇몇은 처음으로 중책을 맡았다. 우승후보 1순위로 평가받는 KIA,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SK와 두산, ‘승부사’ 김응룡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화, 창단 첫 1군 무대 데뷔를 맞이하는 NC 모두 마무리투수가 역할을 다해야 각자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막강 전력을 구축한 KIA는 선수단 구상의 첫 번째 단추로 마무리투수 찾기에 나섰다. 한기주가 일찍이 부상으로 빠졌고 기존 불펜 요원 중에는 구위로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이가 없는 상황. 어쩔 수 없이 막강 선발진에서 한 명을 마무리투수로 돌리게 됐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투수 앤서니 르루와 김진우의 2파전으로 선택의 폭이 좁혀졌고 결국 앤서니가 2013시즌 KIA의 마무리투수로 낙점됐다.

일단 시범경기를 통한 결과는 만점이다. 앤서니는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에 직행, 2001년부터 작년까지 11년 동안 마이너리그를 시작으로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한국 프로야구를 두루 거쳤는데 세이브를 올린 경험은 전무하다. 그럼에도 빠르게 마무리투수에 적응, 시범경기서 평균자책점 0을 올렸다.
KIA 선동렬 감독은 “정작 시즌이 들어가면 다른 모습이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시범경기에서 최대한 여러 상황을 경험하게 하려 한다”며 일부러 8회에도 주자가 있는 상황에 앤서니를 투입했고 앤서니는 세이브 성공률 100%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선 감독은 “결과도 잘 나오고 있고 그러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있어서 다행이다. 오키나와 연습경기 때는 주자가 있으면 어쩔 줄을 몰라 했는데 이제는 아니다”고 웃고 있다.
SK는 기존 철벽 불펜투수의 군입대와 부상으로 마무리투수 자리가 공석이 됐다. 지난해까지 팀의 승리를 지켜온 정우람이 군입대했고 정우람 앞에서 셋업맨 노릇을 했던 박희수가 마무리투수로 올라왔지만 부상으로 시즌 초 출장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높은 마운드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달성한 SK답게 마무리카드는 충분하다.  
첫 번째 카드는 송은범이다. 우완 파워피처로서 지금까지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활약해왔기 때문에 성공가능성이 높다.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린 시즌은 없지만 정상 컨디션의 송은범이라면 충분히 팀의 승리를 지켜낼 수 있다. 지난 5년 동안 2011시즌을 제외하면 제구력도 안정적이었고 전문 마무리투수는 아니더라도 박희수의 공백을 최소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시범경기 기간에도 4경기·4⅔이닝을 소화하며 볼넷은 단 하나에 평균자책점 0를 찍었다.
두산은 지난해 35세이브를 올린 프록터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토종 마무리 찾기에 나섰다. 비록 프록터가 외국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웠지만 시즌 중 기복이 있었고 블론세이브도 7개를 올려 외국인 투수 영입 당시 선발진 강화로 시선을 돌린 상태다. 두산 역시 SK처럼 마무리투수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기존 불펜 자원이 많다.  
그러면서 두산은 마무리 후보 1순위로 지난 시즌 셋업맨 역할을 했던 홍상삼을 점찍었다. 150km를 상회하는 강속구와 빠르고 크게 떨어지는 스플리터 주무기로 사용하는 홍상삼은 강점인 구위에 제구력도 갖춰가고 있다. 오른 발목 골절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타이밍이 늦었고 시범경기 성적도 좋지 않지만 개막전까지만 몸 상태를 끌어올린다면, 두산의 새로운 수호신이 될 수 있다. 만약 홍상삼의 마무리 기용이 실패로 끝난다면, 두산은 구원왕 출신의 정재훈이나 홀드왕 경력의 이재우, 혹은 김강률과 변진수는 같은 영건 카드를 만져볼 것이다.
한화는 작년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를 맡은 안승민을 믿는다. 안승민은 기존 마무리투수였던 데니 바티스타의 부진으로 마무리투수가 됐는데 16세이브를 올렸고 불론세이브는 3개에 그쳤다. 다른 마무리투수처럼 불같은 강속구를 뿌리지는 않지만 정교한 제구력과 배짱으로 팀 승리를 지킬 줄 안다. 김응룡 감독 또한 “안승민이 믿음이 간다. 안승민 말고 누가 마무리 할 사람이 있나. 안승민이가 잘 던진다”고 일찍이 마무리 자리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났다.  
NC는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부터 팀 승리를 지켰던 김진성을 그대로 밀고 간다. 20세이브로 퓨처스리그 구원왕을 차지한 김진성이 1군에서도 활약을 이어간다면 또 한 명의 신고선수 신화를 이룩하게 된다. 김진성은 2006년 SK에 지명됐으나 첫 시즌 후 방출됐고, 군 전역 후 넥센 유니폼을 입었지만 2011시즌 중 팀을 떠나고 말았다. 결국 2011년 9월 트라이아웃을 통해 NC에 입단, 순식간에 NC 마운드의 주축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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