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임영희, "대기만성의 표본같은 선수 되고 싶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3.26 15: 16

"저보고 대기만성이라고들 하시잖아요. 어린 선수들이 참고 잘하면 저 언니처럼 될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WKBL 정규시즌 MVP에 선정된 임영희(33, 우리은행)는 후배들을 향한 마음이 담긴 바람을 전했다. 임영희는 26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 그랜드 볼룸 호텔에서 열린 KDB금융그룹 2012-2013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MVP에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96표 중 90표를 받아 압도적으로 MVP에 선정된 임영희는 500만 원의 상금과 트로피를 받았다.
올 시즌 더할 나위 없이 빼어난 활약으로 7년 만의 통합우승을 이끈 임영희는 우리은행 우승의 주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도상 역시 만장일치로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선정되면서 우리은행 우승의 두 주역이 올 시즌의 마지막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외에도 우리은행은 각 부문에서 수상자를 다수 배출하며 우승팀답게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임영희는 "농구하면서 받을 수 있을까 싶었던 큰 상이다. 내게 너무 과분한 것 같아 감사드리고,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전했다. 챔피언결정전 MVP에 이어 두 번째 수상하는 MVP지만, "우승하고 바로 받았던 그 때는 눈물이 많이 났는데 오늘은 생각보다 눈물이 안나더라. 하지만 떨리기는 마찬가지"라며 살짝 미소를 짓는 여유도 보였다.
만년 꼴찌에서 통합우승까지 확 달라진 모습을 선보인 우리은행과 임영희의 변화에는 그야말로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다. 임영희는 "우리가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농구하면서도 힘들게 지낸 시간이 많은데 참고 이겨내서 이 자리에 온 것 같다"며 "은퇴하는 날까지 임영희라는 이름이 기억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대기만성이라고들 하시는데 어린 선수들이 저를 보고 '참고 잘하면 저 언니처럼 될 수 있겠구나'고 생각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지도상을 받은 위성우 감독이 "오늘 훈련은 없다"고 선언한만큼 하루 쯤은 쉬어도 될테지만 선수들은 믿지 않는 눈치였다. 임영희는 "단체훈련은 없어도 개인훈련은 아마 하지 않겠느냐"며 감독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임영희는 "우리 실력이 우연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더 노력해야할 것이다. 힘든 시즌이 되겠지만 잘 하겠다"고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다음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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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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