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는 좀 줄어들겠지 않겠는가".
완곡한 표현이지만 공격야구에 대한 의지는 읽혔다. 선동렬 KIA 감독이 작년 팀의 주요 득점 방정식이었던 희생번트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강해진 타선을 구축한 만큼 올해는 화끈한 공격야구에 방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선 감독은 26일 광주구장에서 펼쳐진 팀 자체훈련을 지켜보면서 작년과 가장 달라진 것으로 부상 이탈 선수 없이 개막을 맞이한다는 점으로 꼽았다. 그는 특타를 펼치는 이범호와 김상현을 지켜보면서 "아직 타격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걱정이다"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두 선수가 있는제 얼마나 보기 좋냐"며 미소를 머금었다.

선 감독은 "작년에는 초반부터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다. 최희섭이 동계훈련에 나오지 않았고 범호와 상현이도 다쳤다. 개막을 앞두고 팀 분위기도 많이 어수선했다. 올해는 (윤)석민이만 좀 그렇지, 주전들 가운데 빠진 선수가 없다. 이 점이 가장 달라진게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희생번트에 대한 속마음도 내비쳤다. 선 감독은 "범호와 희섭이 상현이가 단 한 경기도 함께 뛰지 못했다. 우리 팀은 1번타자 이용규가 출루하지 못하면 득점이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이용규가 나가면 번트를 많이 댈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는 희생번트가 줄어들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올해는 주전들이 개막전부터 나서고 김주찬이도 타선에 들어갔다. 1번부터 타순을 짜보면 중심타선에 이어 김원섭과 나지완, 혹은 김상현 가운데 한 명이 벤치를 지켜야 한다. 포수에 이어 (김)선빈이가 9번이다. (타선이 작년과 달라) 올해는 번트가 좀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2번 김주찬에 역할에 대해서도 "주찬이는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는 타자이다. 주자 이용규가 있을때 주찬이가 투수와 긴 승부를 하면 도루하는데 유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 스타일로 하도록 내버려 두는게 나을 수 있다 "고 설명했다. 상황에 따라 김주찬식 공격야구를 유도하겠다는 의미이다.
KIA는 작년 희생번트 132개를 기록했다. 8개 구단 가운데 최다였다. 선 감독은 작년 새해 훈련 첫 날 강한 2번을 앞세운 공격야구를 표방했지만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실현하지 못했다. 이번에 다시 한번 번트축소를 거론하며 강한 공격본능을 드러냈다. 물론 한 점이 필요한 승부처에서는 번트사인을 낼 것이다. 그러나 올해 KIA 득점방정식의 변화를 예감케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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