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킬러'가 아니었다. '카타르 킬러'였다. '이병' 이근호(상주)가 카타르 격침의 선봉에 섰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 카타르와 경기서 2-1로 승리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이근호는 맹렬하게 움직였다. 물론 오른쪽 공격수로 나선 이청용(볼튼)의 활약이 빛났기 때문에 이근호의 존재가 잠시 묻혀 있었다. 그러나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지난해 6월 열린 원정경기처럼 이근호는 머리로 카타르의 골문을 열었다.

이근호는 그동안 '중동킬러'라고 불리웠다. 2007년 태극마크를 처음 단 그는 이라크와 경기서 데뷔골을 터트렸다. 당시 이근호의 득점으로 한국은 3-0의 승리를 챙겼다. 이후에도 이근호는 중동팀과 만나면 펄펄 날았다.
지난 2008년 10월15일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에 나선 그는 UAE를 상대로 2골을 작렬했다. 또 11월19일에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서도 1골을 터트리며 공격수로 각광을 받았다. 그리고 2009년 3월 28일에도 이라크를 상대로 골 맛을 보면서 중동의 모래바람을 잠재우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이근호의 득점행진은 계속됐다. 2011년에는 UAE를 상대로 1골을 넣었고 지난해 2월29일에는 브라질 월드컵 3차예선 쿠웨이트전서 1골을 뽑아냈다. 이처럼 중동팀들만 만나면 펄펄 나는 이근호는 카타르를 상대로 최고의 모습을 선보였다. 지난해 6월 8일 원정 경기로 열린 예선전에서 이근호는 팀의 선제골을 만들어 냈다. 이날처럼 머리로 받아 넣으며 팀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도 이근호는 머리로 해결했다. 후반 15분 뒷편에서 올라온 박원재의 크로스를 정확히 보고 머리를 갖다대 공의 방향을 살짝 바꾸며 카타르의 골문으로 정확하게 밀어넣었다. 수도 없이 연습한 세트피스가 공격의 숨통을 틔워준 순간이었다.
물론 간절히 기다린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3분만에 카타르에 동점골을 내줬다. 하지만 이근호의 활약은 대단했다. 그의 머리로 한국은 카타르의 두터운 수비벽을 뚫고 공격 축구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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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