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백은 촘촘했다. 공격수들이 파고들 틈은 거의 없었다.
공격은 포기했다. 오로지 승점 1점이 목표인 것처럼 보였다. 카타르는 2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 한국과 원정경기서 포백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공격적인 포백은 아니었다. 포백의 좌우 측면 수비는 자신의 자리에서 이동하지 않았다. 수비만을 생각하고 나온 듯 보였을 정도.
카타르는 4-1-4-1의 포메이션으로 한국을 상대했다. 하지만 포메이션은 중요하지 않았다. 좌우 측면 미드필더는 수비시에 포백과 함께 했다. 공격시에 측면으로의 침투는 살펴보기 힘들었다. 사실상 포백이 아닌 식스백으로 상대한 셈이다.

물론 카타르의 밀집 수비는 예상된 것이었다. 이에 한국은 좌우 측면 공격을 이용해 상대 밀집 수비를 뚫으려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좌우 측면을 뚫은 이후 제공권 장악이 불안정 했기 때문이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은 좀처럼 기대 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에도 기회가 없던 것은 아니다. 상대가 식스백을 가동하는 만큼 오프사이드 트랩은 사실상 포기한 것. 좌우 측면을노리던 한국은 중원에서의 스루 패스를 시도, 김신욱과 이근호 등에게 몇 차례 기회를 주기도 했다. 후반 15분에는 박원재가 상대 수비수를 제친 후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 지점서 노마크로 있던 이근호가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물론 카타르도 공격을 했다. 하지만 이근호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어쩔 수 없이 수비에서의 변화를 꾀한 후 나온 공격이었다. 카타르는 목표였던 동점골을 넣자 다시 수비적인 모습으로 전환했다. 선수비 후역습을 하지도 않았다. 골키퍼는 역습 기회서도 공을 전방으로 보내지 않고 시간을 끌었다. 카타르는 1-1로 경기를 마치며 목적이었던 승점 1점을 따내는 듯 했다. 그러나 경기종료 직전 손흥민의 극적인 골로 허탈한 표정을 지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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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드컵 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