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의 침대축구는 변하지 않았다. 추운 날씨에도 땅바닥에 누워 하늘을 감상했다.
중동 특유의 시간끌기는 여전했다. 카타르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 한국과 원정경기에서 불필요한 시간 끌기로 3만 7222명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카타르는 이런 노력에도 불구 한국에 1-2로 패해 당초 목표였던 승점 1점도 놓치고 말았다.
카타르의 시간끌기는 침대축구를 통해 이루어졌다. 한국 선수와 조금만 충돌을 해도 그라운드에 쓰러지기에 바빴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전반 10분 이청용의 침투를 저지하던 골키퍼 콰셈 부르한은 작은 충돌이 일어나자 얼굴을 감싸 안고 잔디에 누웠다. 한참을 누워있던 부르한은 심판이 교체신호를 줄 때 쯤에서야 아무렇지 않은 듯 일어났다. 공격수 세바스티안 소리아도 마찬가지였다. 소리아는 공격이 진행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충돌이 발생하자 그라운드를 뒹굴었다.
침대축구 만이 아니었다. 경기 막판에도 그라운드에 눕는 것을 주저하지 않던 카타르는 조그만 충돌에도 빌미를 삼아 한국 선수들과 언쟁을 벌이며 도발을 했다. 한 때에는 선수들이 대규모 충돌 직전까지 가는 아찔한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경기 전날 열린 파하드 알 타니 감독은 "승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예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선언했었다. 하지만 타니 감독의 발언은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잔디에 눕는 침대축구로 공허한 외침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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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드컵 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