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슨, “동료들과 함께하는 야구 최우선”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3.27 06: 35

“타자에게는 공격적으로 다가가 가능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 그리고 야수들과 내 바통을 이어 줄 셋업맨, 마무리 투수들과 상생하는 최고의 야구를 보여드리고 싶다”.
덥수룩한 수염. 유니폼이 아니었더라면 갓 동굴에서 나온 이로 착각할 정도의 강렬한 인상이다. 그러나 상대를 주시하며 최대한 성실하게 자신이 가진 생각을 표현하려하고 예의를 갖춘 단어 선택 등은 그의 외모에 대한 선입견을 한순간에 바꿔놓았다. 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좌완 개릿 올슨(30)은 이미 성품 면에서 동료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고 있었다.
지난 17일 더스틴 니퍼트(32)의 새로운 짝으로 한국 무대를 밟은 올슨은 2005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를 통해 볼티모어에 입단한 뒤 시애틀-피츠버그-뉴욕 메츠 등을 거치며 메이저리그 통산 14승 22패 평균자책점 6.26을 기록한 좌투우타 투수다. 2008년에는 볼티모어 소속으로 선발 26경기에 등판해 9승 10패 평균자책점 6.65를 기록했다. 계약 조건은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다.

취업 비자 문제로 인해 시범경기에는 등판하지 못했던 올슨은 지난 22일부터 본격적으로 팀 합동 훈련에 합류한 뒤 지난 24일 LG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50구 가량의 라이브피칭을 펼치며 자신의 공을 보여줬다. 1주일 만의 투구였으나 정타를 맞아도 공이 크게 뻗지 않을 정도로 구위가 나쁘지 않았고 움직임도 나쁘지 않았다. 불펜포수 김준수씨는 올슨의 투구에 대해 “직구 무브먼트도 좋고 커브 낙차가 크다”라며 칭찬했다.
공만 좋은 것이 아니다. 올슨 영입을 위해 직접 미국에 건너갔던 운영팀 남현씨와 정재훈 전력분석원은 “기량 면뿐만 아니라 성품도 굉장히 좋다는 평을 많이 들어 낙점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SK-삼성에서 한 시즌 반 가량 활약한 브라이언 고든(오클랜드)도 “올슨이라면 두산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호성적을 장담했다. ‘케이브 맨’ 자니 데이먼과도 비슷한 인상의 올슨은 27일 경찰청과의 연습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첫 실전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다음은 올슨과의 일문일답.
-시범경기 관중들 앞에서 라이브피칭을 펼쳤는데 소감은.
▲ 1주일 만에 던진 공이었는데 느낌이 좋았다. 첫 이닝을 던질 때는 약간 맞물리지 않는 느낌도 있었는데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점차 내 감을 찾아갔던 것 같다. 특히 잠실구장의 분위기와 공인구 적응도 등을 알 수 있던 좋은 경험이었다.
-정명원 코치가 라이브피칭 후 별도로 이야기한 것이 있었던 것 같은데. 주자 출루 시 슬라이드 스텝이나 투구 버릇 노출에 대한 지침이었는가.
▲ 맞다. 특히 셋 포지션에서 투구폼의 항상성을 강조했다. 1루에 주자가 나갔을 때 견제 동작과 투구 직전까지의 폼을 최대한 일관되게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시더라. 그리고 주자가 2루에 나갔을 때 어설프게 구종을 노출하지 않도록 글러브로 손을 잘 숨겨놓아야 한다는 점을 주지시키셨다.
-라이브피칭 당시 김동주가 “체인지업 움직임은 그리 크지 않다”라고 하더라.
▲ 동감이다. 아직 체인지업의 움직임이 좋았을 때 만큼은 나오지 않았다. 1주일 만에 첫 전력투구였던 만큼 공의 움직임보다는 현재 몸 상태와 컨디션을 더욱 중시했다.
-그렇다면 스피드나 투구 후 팔 상태 등이 주가 되었겠다.
▲ 스피드가 생각보다 잘 나온 것 같아 괜찮았다. 그리고 제구 감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괜찮았던 라이브 피칭으로 본다.
-낯선 한국에서의 첫 시즌이다. 개인적인 목표가 있는가.
▲ 몇 승을 올리겠다는 목표는 아직 없다. 다만 타자를 상대로 도망가지 않는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고자 한다. 그래서 함께 뛰는 야수들이 수비 시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대결을 펼치고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선발 투수가 되고 싶다.
-올슨에게 야구란.
▲ 야구는 투수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나와 함께 뛰는 야수들. 그리고 내가 임무를 마치고 바통을 건네줄 릴리프들과 마무리 투수들과 함께 하는 운동이다. 그만큼 그들과 잘 조화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팀 승리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아 동료들과 최고의 조화를 이루는 팀의 일원으로 활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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