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수구단 체제 예상되는 투고타저와 20승 투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27 06: 32

투고타저 현상과 함께 20승 투수가 재탄생할 것인가. 
올해 프로야구의 가장 큰 특징이자 변수는 홀수구단 체제라는 점이다. 지난 1990년 7개 구단으로 치러진 이후 23년 만에 9구단 NC의 1군 진입으로 9개 구단 체제로 페넌트레이스가 운용된다. 최소 4차례에서 최대 8차례 9개팀마다 돌아가며 휴식을 취해야 한다. 흐름의 스포츠인 야구에서 불규칙한 휴식은 큰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투수보다는 타자가 더 크게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투수의 경우 휴식일이 더욱 많이 확보되는 만큼 체력적인 여유가 생겼다. 코칭스태프에서도 휴식일 전후에 맞춰 투수진을 보다 탄력적으로 운용할수 있게 됐다. 반면 흐름이 중요한 타자들은 휴식일 전후로 어떻게 감을 유지하고 끌어올리느냐가 새로운 과제로 주어졌다. 

실제로 6구단에서 7구단 체제로 달라진 1986년에는 전형적인 투고타저 양상이었다. 1985년 리그 평균자책점은 3.48이었는데 1986년에는 3.08로 눈에 띄게 낮아졌다.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도 1985년에는 선동렬과 최동원 단 2명 뿐이었는데 1986년에는 선동렬-최동원-최일언-김용수-김건우-장호연 등 6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투수들의 승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팀 당 경기수가 1985년 111경기에서 1986년 108경기로 줄었지만 오히려 에이스 투수들의 승수가 늘어났다. 다승 10위권을 놓고 보면 1985년에는 최소 10승이면 가능했지만, 1986년에는 최소 12승을 거둬야 다승 10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15승 이상 거둔 투수로 한정해도 3명에서 6명으로 늘어났다. 
이미 시범경기에서도 이 같은 투고타저 현상이 심화될 조짐을 보였다. 시범경기에서 리그 평균자책점 3.48, 타율 2할4푼8리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시즌 평균자책점(3.82)-타율(0.258)과 비교할 때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같은 시기에 치러진 시범경기 기록만 놓고 봐도 지난해 평균자책점(3.63)-타율(0.261)보다 모두 낮아졌다. 
자연스럽게 관심은 20승 투수 탄생 여부에 모아진다. 21세기 이후 프로야구 20승 투수는 2007년 다니엘 리오스(22승)가 유일하다. 그는 그러나 이듬해 일본으로 진출한 이후 약물 파문에 휘말리며 기록이 퇴색됐다. 토종 20승 투수는 1999년 정민태, 선발 20승 투수는 1995년 이상훈이 마지막이다. 그만큼 20승 투수의 가치가 높아졌다. 
투수들에게 유리해진 홀수 구단 체제라면 20승 투수 탄생을 기대해 볼만하다. KIA 윤석민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브랜든 나이트(넥센)를 비롯한 외국인 투수들의 존재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홀수 구단 체제에서 심화될 투고타저 영향으로 20승 투수가 탄생할 수 있을지 올해 지켜봐야 할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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