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대첩특집으로 꾸며진 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이하 '화신')는 만인의 관심사 연애에 대한 고백과 폭로, 경험담에 19금의 수위 높은 질문까지 곁들어져 한 층 다양한 볼거리를 줬다.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이하 '화신') 남녀대첩특집에서는 '더 이상 다가오지 않는 상대를 내 애인으로 만들 결정타', '당장 헤어지고 싶은데 이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등의 주제를 놓고 가수 김경호, 가희, 노사연, 빅뱅의 지드래곤, 대성이 출연해 솔직한 입담을 과시했다.
이날 눈길을 끌었던 것은 20대부터 50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게스트의 활용이었다.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가진 게스트들은 남녀의 관계에 대해 자신만의 경험담을 풀어 놓아 어느 때보다 모든 세대가 공감 가능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었다.

아이돌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과 대성은 자신들의 연애 스타일을 서로 폭로하며 그간 감춰져왔던 로맨티스트의 면모를 드러냈다. 지드래곤은 여자친구를 사귈 때 신발끈을 직접 묶어주는 등 하나하나 세심하게 돌보는 '서빙용 연애' 스타일을 소개하는 동시에 2년간 한 여자를 짝사랑 했던 순수한 사랑의 경험을 알려 눈길을 끌었다.
또한 대성은 자주 만날 수 없었던 좋아하는 여자와 통화를 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짜서 관심을 이끄는 데 성공했던 일을 밝히는가하면 스케줄이 있는 날 여자친구가 아파 여권을 잃어버린 척 하고 하루동안 그의 곁을 지켰던 일화로 여성 출연진의 호응을 얻었다.
40-50대 출연자들의 화려한 연애 경험도 색다른 즐거움을 줬다. 평소 긴 머리에 섬세할 것만 같은 김경호는 생각보다 많은 연애 경험과 양다리를 걸쳤던 경험담을 통해 의외로 바람둥이의 면모를 보였다. "갱년기를 벗어났다"고 말해 축하의 박수를 받았던 노사연은 남편 이무송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었던 일화와 오랜 시간 한 남자의 사랑을 받는 행복을 드러내 부러움을 자아냈다.
다양한 연애 스토리에 정점을 찍었던 것은 MC들의 도발적인 질문. 먼저 야한 유머(?)의 일인자 신동엽이 속궁합이라는 주제를 꺼냈고, 나머지 두 MC 김희선과 윤종신은 함께 분위기를 몰아가기 시작했다. 특히 윤종신은 "아내와 결혼하기 전 두 달을 함께 살았다"라는 솔직한 발언으로 출연진을 당황케 하기도 했다.
비록 사안의 민감함 때문에 게스트들의 분위기는 얼어 버렸지만 시도 자체가 나쁘지 만은 않았다. 이날의 출연자가 아이돌을 비롯한 미혼의 가수들이었던 만큼 이야기를 끌어내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지만 이야기되지 않는 것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려 했던 시도는 분명 색달랐다.
그간 '화신'은 프로그램 자체가 정돈되지 않아 어수선하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날 남녀대첩특집으로 꾸며진 '화신'은 다양한 게스트들이 연애라는 '핫'한 주제를 중심으로 모여 집중도 높은 토크를 선보이며 볼거리 많은 토크쇼로서의 가능성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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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