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신' 차두리, "축구인생 마지막 위해 돌아왔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03.27 13: 39

"축구 인생의 마지막을 위해 K리그 클래식에 오게 됐다".
'차미네이터' 차두리(33)가 FC 서울 입단식을 갖고 붉은 유니폼을 입게 됐다.
FC 서울은 지난 25일 차두리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등번호는 5번이며 계약기간은 내년까지인 차두리는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차두리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서울은 그를 영입하면서 관중몰이와 수비강화라는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차두리는 2002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한일월드컵에서 활약한 뒤 독일 바이에르 레버쿠젠에 입단했다. 이후 빌레펠트, 프랑크푸르트, 마인츠 등 독일에서 줄곧 활동했다. 차두리는 2010년 셀틱(스코틀랜드)으로 이적해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듀오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 뒤셀도르프로 옮겨 분데스리가에 복귀했다가 방출됐다.
차두리는 27일 구리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서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 또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면서 "축구를 계속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마음을 접고 다른 생활을 하기도 했다. 서울과 최용수 감독님께서 마지막으로 좋은 기회를 주셔서 다시 축구화를 신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과연 팀에 도움이 될까. 혹은 마케팅 차원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잘 알고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운동장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를 항상 응원해주신 한국 축구팬들 앞에서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 심기일전해서 꼭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 하고 싶다"고 전했다.
차두리는 "K리그 클래식에 오게 된 것은 (정)대세를 잡기 위해서 온 것이다. 지난해 수원과 경기 결과를 보니 아쉬움이 많은 것 같다. 올해에는 반드시 수원을 이기고 싶다. 대세와 친분이 두텁지만 경기장에서는 압도해서 승리하고 싶다. 많은 분들이 경기장에 오셨으면 좋겠다. 또 이러한 관심이 한국축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장점에 대해서 그는 "서울은 최고의 감독을 보유하고 있다. K리그를 많이 보지 못했다. 그래서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서울의 경기는 분명 패스 플레이를 펼치는 것 같다. 흔히 말하는 '예쁜축구'인 것 같다. 질 좋은 축구를 펼치는 것이 서울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차두리는 사실상 축구를 포기하고 영어 공부를 했다. 그만큼 축구를 접고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차두리를 아끼는 팬들의 성원으로 그는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오게 됐다.
차두리는 "3달간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한달 반 정도는 공부를 하기도 했다. 일반인의 생활을 했다"면서 "축구를 다시하게 된 계기는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에서 다시 공을 차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말이었다. 독일에서 만난 많은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팬들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어 준 것 같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또 그는 "현재 내 몸상태에 정확하게 모르겠다. 훈련을 통해서 확인을 해야 한다. 이틀 동안 훈련을 했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몸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다"면서 "급하게 서둘러서 부상을 당하기보다는 착실하게 준비해야 한다. 정확한 출전 시기는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차두리는 "한국에서 축구를 하는 선수라면 누구나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한다. 분명 이는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빨리 몸을 만드는 것이다. 평범하게 내 몫만 하는 것이 아니다. 감독님과 팬들도 모두 거는 기대가 다르다. 팀을 이끌 수 있는 단계까지 경기력을 끌어 올린 다음에 국가대표에 대해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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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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